2004-07-03 08:51

<한-미 FTA 파급효과와 추진전망>

(서울=연합뉴스) = 한.미 재계가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을 계기로 양국간 FTA가 체결될 경우 어떤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고 실현가능성은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농산물이나 서비스부문의 경우 FTA가 현실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해 명암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2일 업계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양국 정부차원에서 이 문제가 공식적으로 논의에 들어간 단계는 아니지만 한.미재계가 FTA 체결을 위한 실무기구 설치 등에 합의한 만큼 향후 양국간 FTA논의는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진배경 =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한국은 FTA 추진 대상국가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은 최근 변화의 조짐을 보여왔다.

미 무역대표부 웬디 커틀러 한국담당 대표보가 지난 5월 한미통상실무회의에서"한국이 다른 나라와의 FTA만 추진할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FTA를 추진하는 것이 어떠냐"고 언급한 부분도 이같은 입장변화 조짐을 감지케하는 부분이다.

또 로버트 죌릭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달 워싱턴에서 USTR를 방문한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FTA 문제는 경제적, 전략적 측면에서 고 려해야 한다"면서 "(한국측이) 농업 보조금 문제 등이 해결돼야 한다는 것과 상호투자협정(BIT)이 FTA의 일부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FTA 논의를 시작해도 좋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부분도 이런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재계회의의 합의와 같이 두 나라 재계가 FTA체결에 적극나설 경우 양국 정부는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입장변화 조짐이 내년말 타결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한.일 FTA협상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일 FTA가 체결될 경우 이 지역에서의 미국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는 것.

◆파급효과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FTA 체결로 미국의 대(對) 한국 수출은 54% 증가하고, 수입은 21%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FTA 체결 4년뒤 미국은 농산물 104억달러, 공산품 87억달러 등 총 192억달러의 대 한국 수출증가가 전망됐다.

대신 한국의 미국시장 수출은 섬유 및 의류 70억달러, 기타 제조업 29억달러 등103억달러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교역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농산물과 섬유 및 의류.

미국은 대 한국 농산물 수출을 200%이상 증가시키고 한국은 대 미국 섬유 및 의 류 수출을 125%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한국은 FTA 체결로 각각 0.23%와 0.69%의 국내총생산(GDP)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96억달러와 39억달러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전망 = 양국간 FTA 추진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부분은 역시 농산물과 서비스, 한.미투자협정(BIT) 체결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 서비스부문의 경우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해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마디로 '산 넘어 산'식의 접근법이 불가피한 상황.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양국간 FTA는 전품목 완전자유화, 농업분야 일부 제외, 농업분야 완전 제외 등 세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것.

한국적 특수성 등을 감안할 때 농업부문에 대한 논의가 양국간 FTA 추진 논의에 서 주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측은 현재 FTA 협상내에 농산물이나 도하개발어젠다(DDA), BIT등을 포괄적으로 포함시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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