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8-30 13:23

현장사람들 - “거래처가 재산이죠”

제조업체, 포워딩 근무에 이어 두우해운이 세 번째 직장이라는 심원기 계장은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향 전문가다.
“포워딩 업체에서 1년 6개월 정도 일하다가 지난 2000년 10월 두우해운에 입사했습니다. 포워딩이 종합적인 바운드를 두루 포괄하다 보니 여러 방면으로 알 수 있지만, 디테일한 부분까지 커버할 순 없죠. 하지만 이곳은 중국 쪽을 전담해서 맡다보니 전문적인 지식을 갖출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런 그도 처음부터 영업을 생각한 건 아니었다. 대학시절엔 영업직 보다는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사무직을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솔직히 영업이 기피직종이긴 하죠. 사람을 상대로 일을 하는 것이다 보니 아무래도 타업종보다 힘든게 사실입니다. 제가 졸업할 무렵 그 유명한 IMF가 터졌죠. 취업하기 힘든 와중에 영업직을 선택했고,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처음엔 정말 힘들었어요. 사람 대한다는 게 힘들었죠. 그렇지만 1년 정도 지나면서 영업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지금은 영업이 내 적성이 돼버렸어요.”
심계장은 영업의 보람을 목표한 하주와의 거래가 성사됐을 때 느낀다고 말한다. 거래처를 contact하고 열심히 뛰어다닌 결과 처음엔 불투명하다고 느낀 거래가 점차 안개를 거두고 뚜렷한 형체를 드러낼 때 그 짜릿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
그가 말하는 영업의 노하우는 물량에 따라서 하주에게 편차를 두지 않는 것이다.
“영업사원에게 재산이 따로 있나요? 곧 거래처가 재산이죠. 따라서 거래처 관리는 재산관리인 셈입니다. 전 물량이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모든 하주를 동등하게 대우합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이 좀 많다 싶더라도 최대한 들어주기 위해 힘쓰죠.”
이런 하주와의 인간관계를 통해 선사 측에서도 요구할 건 요구한다는 것이 심계장의 지론.
“인간 관계가 돈독해지고, 거래처가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경쟁업체보다 확실한 서비스를 제공하면, 운임이 한두푼 비싸더라도 저희와 계속 거래하려고 하죠. 두우해운과 거래하면 믿을 만한 사람이 있다는 생각. 이것이 계속적인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겁니다.”
운임사정에 있어선 대중국항로도 마찬가지. 전반적인 해운시장의 불황과 선복과잉이 겹쳐 채산성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심계장은 성토한다.
“물량 증가에 비해 선복증가가 훨씬 심한 상황입니다. 황해정기선사협을 통해서 9월부터 N/B(Neutral Body:중립감시기구)를 가동할 계획이에요. 운임인상 위반업체에 대해선 증빙서류까지 준비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구요.”
짙은 속눈썹과 곱상한 외모의 심계장은 외모와 영업에 대해선 상관관계를 두지 않는다고 말한다. 첫인상은 거부감을 주지 않으면 될 정도. 영업사원에게 유일한 덕목은 첫째도 둘째도 성실성이라는 것. 하지만 성실성과 노력을 알아주기는 커녕 그것을 이용하는 하주도 있다고 심계장은 영업시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난 최선을 다해서 요구를 들어주고 편의를 제공하는데, 그걸 이용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하주도 간혹 있어요. 그럴 땐 정말 영업에 대한 회의를 느낍니다. 나의 노력이 이렇게 밖에 안돌아오는구나 하는 자조감이죠.”
주말마다 조기축구를 통해 일주일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버린다는 심계장. 앞으로 그를 통해 대중국수출항로의 힘찬 고동소리를 기대해본다.
글·이경희 기자(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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