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0-04 10:38

금강산 회담에 거는 기대

(서울=연합뉴스) 추석 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3일부터 5일까지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남북 당국 간 회담이 금강산에서 개최된다. 이번 회담은 남북 양측이 5차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을 실천으로 옮기는 첫번째 회담이자 4개월 전 체결된 현대측과 북한측 사이의 `6.8합의문'을 이행하는 회담이기도 하다. 당초 예정보다는 몇 개월 늦어졌지만 우선은 지난 장관급 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당국 간 회담이 아무런 이견 없이 순조롭게 진행돼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봄처럼 회담 당일에 불참을 통고하는 돌발행동이 또 다시 재연돼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북측은 성사직전의 민간급 접촉까지 뒤로 미룬 채 이번 회담에 나서는 만큼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적 사업인 금강산 관광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으면 한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수익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 침체상태에 빠진 이 사업의 활로를 열 수 있을 것인가는 북측 태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강산 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육로 개설이 관건이다. 배편으로만 다녀야하는 제한 때문에 `접근성' 측면에서 수익성을 갖추기 힘들었고 결국 일찌감치 여행수요가 한계에 이르렀던 것이 저간의 사정이다. 이번 회담에서 강원도 간성에서 금강산 삼일포까지 국도 7호선 13.7km 구간의 보수 및 포장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현대아산측은 도로 연결공사가 6-8개월이면 족하고 이달 말 이전에 첫 삽을 뜬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도로 연결을 완료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는 공사비 예산배정이나 실시설계 등 사전작업이 이른 시일안에 이뤄져야 하므로 이번 회담에서 남북 당국 간의 세밀한 실무 차원의 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회담에 나오는 북측 대표단 가운데는 금강산 현지에서 현대의 사업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방종삼 금강산관광총회사 총사장도 포함돼 있어 순조로운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금강산 관광특구 지정 문제도 속히 마무리지어야 한다. 북측은 6.8합의문에서 관광특구 지정 관련 법률을 최단기일, 가능한 한 2개월 안에 제정 공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까지 실행하지 않고 있다. 관광특구로 지정돼야 국내외 기업과 자본의 투자가 원활해진다는 것은 북측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필수 요소이자 수익성 제고를 위한 기본 조치이므로 북측이 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도움 되는 카지노 설치 문제도 관광특구로 지정만 된다면야 순조롭게 풀릴 수 있을 것이다.
육로관광이 이뤄지면 남방한계선 부근에 자리잡고 있는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으로 직접 갈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일정을 탄력적으로 짤 수 있고 이동 도중 펼쳐지는 주변경관 역시 관광상품이 돼 여행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 연간 1천만명으로 추산되는 설악권 관광객의 10%만 연계돼도 연간 100만명이 육로를 통해 금강산을 오가게 되므로 북측으로서는 해상관광 대가를 제외하고라도 1인당 50달러, 연간 5천만달러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관광특구로 지정돼 숙박ㆍ레저ㆍ유흥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관광객들의 자유로운 관광과 유흥이 가능해 질 것이기 때문에 이 역시 수익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육로개설과 관광특구 지정 여부가 금강산 관광사업의 앞날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되는 셈이다. 육로개설에는 군사 당국간 회담도 거쳐야 하는 등 시간이 필요하므로 이번 회담에서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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