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8-17 10:56
물류에 대한 확고한 국가경영철학이 필요하다고 KMI 임종관 박사는 지적했다. 임 박사에 따르면 1년전 포춘지가 선정한 글로벌 150대 기업 중 한국에 진출해 있는 업체의 일부를 대상으로 향후 아시아지역에서 투자를 강화하고자 하는 나라를 지적해 달라고 질문한 결과, 중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응답이 86%나 됐다. 한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응답은 21%였고, 일본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글로벌기업들이 중국을 지구촌 생산기지로 만들어가고 있음은 주지의 현상인 것이다. 지난 8월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의 제조업체들에게 향후 3년 이내에 생산설비의 해외이전이나 신설 여부를 질문해 본 결과 조사대상 기업의 70%가 중국으로 이전하고 싶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전 희망업체는 첨단산업분야에까지 확산되고 있음이 지적되었다. 세계 제조업을 지배해온 일본기업들의 “탈일진중(脫日進中)" 현상, 즉 일본을 탈출하여 중국에 진출하는 현상이 수년 내에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임을 예고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굴지기업들도 최근 중국을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업의 본부를 중국으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은 이제 세계 생산기지화되고 있으며, 그 대신 일본과 한국은 제조업공동화 현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홍콩은 이미 90년대에 중국 광동성으로 제조업 시설을 이전시켰다.
중화학공업 육성으로 성장해온 우리나라가 산업공동화추세에 직면하여 선택할 수 있는 국가경영전략은 무엇일까?
임종관 박사는 물류산업을 제1의 대안으로 꼽으며 두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남한의 면적이 동북아지역 면적의 1%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과 우리나라가 글로벌 해상물류의 동북아 중심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중국 생산기지가 산출하는 부가가치 중 얼마를 우리나라가 흡수할 수 있느냐에 따라 우리나라가 동북아지역의 핵심지역(core point)으로 격상될 수도 있고, 주변지역(periphery)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따라서 중국 부가가치의 우리나라 흡수효과가 가장 큰 산업을 우리나라 전략산업으로 설정해야 우리나라가 동북아지역의 핵심지역으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해상교역의 동북아중심지라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천연자원을 활용하는 물류중심국 추진이야말로 우리나라가 중국의 부가가치를 최대한 흡수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잔류하겠다는 21%의 외국자본을 이 전략산업에 활용해야 한다. 제조업의 중심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이전되고 있다. 도서국에서 대륙으로 무게의 중심이 이동하는 길목에서 우리나라는 과거의 네덜란드가 그래왔던 것처럼 물류를 전략산업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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