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06 08:53

대한항공, 아시아나 통합효과로 5000억 증수 기대

나이스신평 “수익성 개선 기대…재무구조는 시간 필요”


통합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운임·비용구조 개선으로 수익성을 높일 거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통합비용과 대규모 항공기 투자가 먼저 발생해 단기적으로는 재무부담이 이어질 거란 분석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나이스신용평가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하고, 통합 항공사의 시장 지위 강화로 국내 항공산업의 재편도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를 흡수합병하고 오는 12월17일 국내 유일의 FSC(대형항공사)로 출범할 예정이다. 산하 LCC(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등 3사의 통합도 진행되고 있다. 보고서는 LCC 중심의 기재 도입 확대로 단거리 노선의 공급 부담이 커진 반면, 미주 유럽 중국 등 FSC 비중이 높은 노선은 수급 여건이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의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는 인천공항 환승여객 증가와 인공지능(AI) 관련 화물수요 확대, 높은 항공화물 운임을 꼽았다.

나이스신용평가 문아영 책임연구원은 대한항공의 통합 이후 수익성이 아시아나항공 운임·비용구조를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양사의 브랜드와 예약·판매체계, 운임정책이 일원화되면 아시아나항공 운영노선의 실질운임단가(Yield)가 대한항공 수준에 가까워지면서 별도의 공급 확대 없이도 여객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대한항공의 미주와 유럽 노선 평균 실질운임단가는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각각 약 28% 24% 높았다.

문아영 책임연구원은 추후 양사의 미주·유럽 노선 실질운임단가 격차가 절반으로 줄어들 경우 통합 대한항공의 연간 매출이 약 3300억원, 75% 줄면 약 5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실질운임단가는 승객 1명을 1km 운송해 얻는 평균 여객매출을 뜻한다. 항공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아 매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아시아나의 기존 미주·유럽 노선에서 운임단가 개선으로 기대되는 매출 증가분으로, 다른 요인에 따른 추가 매출 효과는 포함하지 않은 수치다.

중복노선의 운항시간 재편도 주요 시너지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9월 주간 운항스케줄 기준 양사의 인천발 국제선 중복노선은 공동운항(코드셰어)을 제외하고 44개다. 이 가운데 아시아 역내 중·단거리 노선이 31개로 약 70%를 차지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중·단거리 노선과 대한항공의 장거리 노선을 연결하면 환승편 선택지가 넓어질 걸로 예상했다. 향후 아시아나항공 노선이 대한항공·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공동사업(JV)에 편입되면 미주 노선망과 연계한 환승수요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비용 측면에서는 아시아나의 높은 비유류 단위비용을 낮추면 통합항공사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유를 제외한 인건비·정비비·감가상각비 등 운송 공급량당 비용이 대한항공보다 높다. 보고서는 아시아나항공이 2025년 하반기 화물기 사업을 매각한 뒤 매출은 감소했지만 비용 절감은 제한적으로 이뤄져 대한항공과의 비용효율성 격차가 확대됐다고 짚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5년 운송 공급량을 유지하면서 양사의 비유류 단위비용 격차를 50% 줄이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이 약 1500억원, 75% 줄이면 약 2300억원 개선될 것으로 추산했다. (해사물류통계 ‘실질운임단가 및 비유류비 격차 축소에 따른 실적 개선 추산’ 참고)

특히 정비 내재화는 개선 여력이 큰 분야로 평가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엔진 중정비 등 일부 업무를 외부에 의존하고 있다. 2025년 전체 비용에서 정비비가 차지한 비중은 11% 이상으로 대한항공의 약 4%를 웃돌았다.

현재 대한항공이 인천 운북지구에 건설 중인 신규 엔진 정비공장은 2027년 완공될 예정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엔진 정비능력은 100대에서 360대로, 정비 가능한 엔진 종류는 6종에서 9종으로 확대된다. 아시아나항공과 공통으로 사용하는 엔진을 내부에서 정비하면 정비비와 외주수수료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통합비용 1조…신규 항공기 투자도 부담

다만 통합비용이 시너지에 앞서 발생하면서 단기 현금흐름을 제약할 것으로 봤다. 대한항공은 통합비용을 약 9000억~1조원으로 추산했다. 관련비용은 합병 전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뒤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IT·인프라와 브랜드 통합, 조직·인력체계 조정, 외부 전문용역 등에 비용이 투입될 걸로 내다봤다. 또한 항공기 도색과 각종 브랜드 변경뿐 아니라 직급·보상·승진체계 조정에도 시간과 자금이 소요될 걸로 예상했다.

기단 구성의 차이도 초기 운영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대한항공은 보잉,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버스 기종의 비중이 높다. 기종별로 조종사 자격과 훈련체계가 나뉘고 부품·엔진 관리방식도 달라 인력 배치와 정비 운영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운항절차와 훈련체계 통합, 노후 기재 교체가 진행되면서 관련 부담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더불어 신규 항공기 도입에 따른 중장기 투자 부담도 이어질 걸로 예상했다. 통합항공사의 신규 항공기 주문 잔량은 최근 확정된 대한항공의 항공기 103대 추가 계약 건을 감안하면 약 260대다. 보고서는 신기재를 도입하면 연료·정비 효율을 높이고 기단 재편을 뒷받침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도입 과정에서 대규모 지출이 발생해 잉여현금흐름 개선과 차입금 감축 속도를 제한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운항스케줄 조정과 구매력 확대 등의 긍정적인 효과는 운영체계가 안정된 뒤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향후 통합 대한항공의 신용도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통합 진행의 안정성과 운영 효율화 성과, 통합비용 지출 이후 현금흐름 개선 수준을 점검할 계획이다. 시너지로 확보한 수익이 확대된 차입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도 주요 신용도 판단 기준이 된다고 밝혔다. (해사물류통계 ‘항공운송기업 신용등급 현황’ 참고)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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