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북미 동안 항만에서 47년 만에 대규모 파업이 벌어졌다. 항만노조(ILA)는 사측과 합의점 도출에 실패하자 10월1일부로 실력행사를 감행했다. 그러나 사용자단체인 미국해운연합(USMX)이 서둘러 진화에 나서면서 이 파업은 3일 만에 종료됐다. 갈등은 단기에 봉합됐지만 긴 시간 해운물류업계의 우려를 자아냈다.
양측은 단체(마스터) 계약을 오는 1월15일까지 연장하고 유예기간 동안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약속했다. 다만 항만 자동화 시스템 문제로 또 다시 이견을 빚으며 협정은 장기전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ILA는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채 단체 계약이 만료되자 파업을 시작했다. 주된 논점은 임금 인상과 자동화터미널 도입이었다. 특히 ILA는 향후 6년간 77%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반면 USMX는 시간당 1달러 인상(32% 수준)을 제안해 견해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소매협회(NRF) 등 화주 단체들은 백악관에 조정을 요청했으나 바이든 정부는 강제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후 사용자단체가 대폭적인 임금 인상을 약속하면서 협상은 극적으로 타결됐다. 노사는 6년 간 임금 61.5%를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미 동부·멕시코만 연안의 36개 항만은 10월4일부터 순차적으로 작업을 재개했다. 이번 파업으로 동안 항만에서는 쌓인 물량을 처리하는 데 약 3주가 소요됐다. 파업 종료가 선언된 3일 오후엔 약 60척의 컨테이너선이 항만에 대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9월 말 들어 항만노조의 파업이 가시화되면서 선사들은 항만 혼잡에 따른 할증료 부과를 발표했다. 또한 항만 적체 등이 극심해질 것을 대비해 북미 서안인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에 향후 2개월 간 약 28척의 선박을 추가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파업이 단기에 그치면서 선사들의 운임인상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ILA와 USMX는 남은 문제를 놓고 다시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11월12일부터 4일 간 집중 협의할 예정이었으나 이튿날 의견이 갈리며 결렬됐다. 노조는 RMG(레일식 갠트리크레인)의 도입을 문제 삼으며 돌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ILA는 협상 결렬의 원인을 사측에 돌렸다. 완전자동화, 반자동화 모두 진행하지 않을 거란 USMX의 첫 성명과 달리 항만을 자동화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물량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현대화를 지지하지만 사람이 주도권을 쥐고 있을 때 안전과 효율성을 개선하는 기술을 수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SMX는 역량 강화를 위해 최신 기술이 필요하며, RMG는 이미 버지니아주 등에서 사용되는 기술이라며 반박했다.
노사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하면 1월15일 이후 다시 파업이 진행될 확률이 높다. 머스크와 하파크로이트 등 글로벌 선사들은 12월 중순 들어 재파업 가능성을 고지하며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편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이달 12일 ILA 측을 만나 지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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