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 경영권 매각이 최종 무산됐다. 지난해 말 하림그룹이 HMM 경영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주식 매매거래 협상을 벌였지만 올해 2월 최종 무산되면서 HMM 매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HMM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팬오션·JKL컨소시엄과 진행한 주식 매매 계약과 주주 간 계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자세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하림 측의 경영권 보장 요구를 정책금융기관 측에서 수용하지 않은 게 협상 결렬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매각 무산과 더불어 세계 2위와 세계 5위 컨테이너선사의 새 동맹 결성 소식에 HMM의 앞날은 더욱 안개 속으로 빠졌다.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올해 1월 새로운 운항동맹(얼라이언스)인 제미니코오퍼레이션(Gemini Cooperation)을 결성해 2025년 2월부터 주요 컨테이너선 항로에서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위스 MSC와 덴마크 머스크가 각자 노선을 걷게 되고 제미니가 내년 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우리나라 HMM이 속한 디얼라이언스(TA)의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프랑스 CMA CGM, 대만 에버그린, 중국 코스코, 홍콩 OOCL 등으로 구성된 오션얼라이언스가 2032년까지 동맹 기간을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HMM의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결국 하파크로이트가 빠져나간 디얼라이언스는 신규 협력 체제인 ‘프리미어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를 내년 2월부터 새롭게 구성하기로 했다. HMM과 일본 ONE, 대만 양밍해운 등 기존 디얼라이언스 3사가 협력의 중심이 된다. 협력 기간은 2025년 2월부터 5년간이다. 프리미어얼라이언스가 제휴하는 주요 항로는 동서를 잇는 ▲아시아-북미 서안 ▲아시아-북미 동안 ▲아시아-지중해 ▲아시아-유럽 ▲아시아-중동 등으로 구성된다.
또 프리미어얼라이언스는 유럽항로에서 스위스 선사 MSC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MSC와 함께 선복을 교환하는 지역은 아시아-북유럽 및 지중해항로이며 총 9개 서비스다. 협력 기간은 2025년 2월부터 총 4년간이다.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새롭게 결성한 ‘제미니’의 출범이 내년 2월로 다가온 가운데, 선복량 기준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 MSC는 머스크와 결별한 뒤 다른 선사들과 협력을 강화한다. 스위스 선사는 내년 2월부로 동서항로에서 총 34개의 해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럽항로에서는 프리미어얼라이언스와 선복을 교환하고, 북미항로에서는 이스라엘 짐라인과 제휴해 동서항로 기항지 최적화를 꾀한다.
프리미어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로 내년 2월부터 새로운 항해에 나서는 HMM은 2030년까지 12조7000억원을 들여 올해 93만TEU인 컨테이너선단을 155만TEU로 늘린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벌크선사업에 5조6000억원을 투하해 매출 비중을 22%까지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HMM은 이 같은 내용의 목표를 실현하고자 총 23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2030 중장기 전략’을 올해 9월 발표했다. 중장기 전략을 이행해 2030년까지 매출액 15조원, 자산 규모 43조원의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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