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사 MOL이 세계 최초로 돛을 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짓는다.
MOL은 미국 석유기업인 셰브론의 해운 자회사 셰브론쉬핑과 날개돛 모양의 풍력 추진 장치 <윈드챌린저> 2기를 장착한 17만4000㎥(CBM)급 멤브레인형 LNG선을 신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선박은 우리나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에서 건조돼 2026년께 MOL과 셰브론아시아퍼시픽쉬핑이 체결한 장기 용선 계약에 투입될 예정이다. 운항은 MOL의 싱가포르 법인 MOL 엔션(Encean)에서 맡는다.
MOL은 지난 8월 윈드챌린저를 장착한 LNG 운반선을 개발해 일본선급(NK)에서 개념승인(AIP)을 취득한 바 있다. 신조 LNG선엔 높이 49m, 폭 15m의 섬유 강화 플라스틱 재질의 윈드챌린저 2기가 설치될 예정이다. 돛의 높이를 3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 설계가 적용된다.
윈드챌린저는 MOL이 오시마조선소 등과 공동 개발한 돛 형태의 선박 보조 추진 장치다. 바람의 힘을 이용해 배의 운항을 돕는다. MOL은 10만t(재화중량톤)급 석탄 운반선 <쇼후마루>(Shofu Maru·
아래 사진)와 6만4000t급 울트라막스 벌크선 <그린윈드>에 이 장치를 설치했다.
지난 2022년 10월 취항한 <쇼후마루>는 일일 최대 17%, 한 항해당 평균 5~8%의 연료 절감 효과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선사는 추가로 7척의 신조 벌크선에 이 장치를 설치하는 등 2030년까지 25척, 2035년까지 80척의 풍력 추진 선단을 꾸릴 계획이다.
셰브론쉬핑 바바라 피커링 사장은 “이 사업은 LNG선단처럼 저탄소에 어려움을 겪는 분야에서 탄소를 저감하는 새로운 해법이 될 거”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MOL 하시모토 다케시 사장은 “친환경 전환 연료로 수요가 높아지는 LNG를 해상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건 우리의 중요한 사명”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MOL이 2050년까지 무탄소 목표를 달성하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거”라고 평가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