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2 14:00

제미니, 셔틀운항으로 부산-유럽 리드타임 단축…“단순 패싱 아냐”

BPA “부산항은 동북아지역 마지막 항만 역할”


덴마크 머스크와 독일 하파크로이트가 새롭게 시작하는 운항동맹의 출범이 약 반 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 선사가 셔틀 노선의 실행 의사를 공고히 하면서 기항지에서 빠진 부산항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부산항을 다른 형태로 취항하는 것이지 단순하게 패싱, 스킵(건너뜀)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며 반박에 나섰다.

선복량 기준 2위, 5위인 두 선사가 뭉친 제미니(Gemini Cooperation)는 내년 2월부터 운항에 협력한다. 지난 2월 발표한 운항 계획에 따르면 이들은 아시아-유럽 노선 중 부산항을 허브항에서 제외한다.

다만 부산발 화물은 전용 셔틀선박을 투입해 말레이시아의 탄중팔레파스에서 환적하는 방식으로 유럽에 운송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전용 셔틀은 6000~9000TEU급 선박으로, 일반 피더 노선보다 큰 대형 모선급으로 구성해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수송 물량을 소화할 예정이다.

“노선 재편해 정시성 90% 확보” 

제미니 선사는 이 운항 계획을 발표하며 특히 정시성을 높일 것을 약속했다. 허브 앤드 스포크 모델을 활용해 지역별로 2~3개의 주 기항지를 설정하면 왕복 운항 시간이 단축되고 정시성이 향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시인텔리전스(SI)에 따르면 최근 홍해 사태와 파나마운하 통항 제한 등 이슈가 이어지면서 선사들의 정시성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지난해 1~4월 동안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의 정시운항률은 평균 59.8%에 달했으나 올해는 52.8%로 7%p 떨어졌다. 지난해 4월 70%에 달하던 머스크의 정시성은 올해는 50%로 대폭 하락했다. 하파크로이트 또한 56%에서 52%로 낮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미니는 기존 노선에서 발생하던 항만 지체 문제를 해소하고 정시성 90%를 달성하려고 전용 셔틀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BPA 측은 제미니의 계획대로 이 방식이 정시성을 제고하면 한국 화주에게는 기존에 없던 운송 선택권이 주어지는 거란 반응이다. 한국 화주를 홀대한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도 “중국을 제외하고 전용 셔틀선박을 투입하는 아시아항은 부산을 포함해 4개항뿐인데 대형 선박을 투입한 것은 ‘패싱’이라면 나올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 “부산항은 물동량이 140만TEU로 가장 많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제미니의 계획이 실현되면 부산항에서 탄중펠레파스항까지는 약 6일이 소요되므로 유럽 로테르담항까지는 30일가량 걸린다. 홍해 사태 이전 기준으로 기존에 유럽 로테르담항까지 약 45일~50일 걸리던 것에 비하면 최대 20일까지 단축된다.

다만 일반적으로 화주들이 직기항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이론상으로는 정시성을 높이고 운송기간을 줄일 수 있겠다”면서도 “환적 횟수가 늘면 리스크가 따르는 만큼 화주 입장에서는 직기항 노선을 찾으려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제조업에서 리쇼링, 니어쇼링이 진행되는 만큼 한국발 물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 상황에 맞게 선대 규모를 축소하거나 재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미니의 사업 계획이 알려지자 부산이 유럽 노선의 허브항 지위에서 내려오면 환적 물량이 감소할 거란 지적도 쏟아졌다. 부산항은 지난해 1241만TEU의 환적화물을 처리했다. 전체 물동량의 54%를 차지할 만큼 환적 비중이 크다. 다만 부산을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물량은 전체 환적화물 가운데 3.5%로, 동북아시아(36%)와 미주(32%)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다.

 


 
BPA에 따르면 유럽행 환적화물 중 머스크와 하파크로이트의 비중은 각각 5% 18%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BPA 측은 제미니가 미서안 노선에서 부산-보하이만(북중국) 구간 전용 셔틀 노선을 2개 운영할 예정이라고 언급하며, 새로운 환적 물량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BPA 이응혁 국제물류지원부장은 “부산항은 아시아의 마지막 기항 항만(라스트포트)으로 전략적 입지가 있다”면서 “셔틀 노선 방식으로 바뀌어도 모선을 채울 수 있는 역할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다”고 장점을 꼽았다.

공급망 이점에 외국선사 앞다퉈 터미널 확충

한편 제미니가 셔틀 노선의 환적지로 말레이시아의 탄중팔레파스항을 선택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탄중팔레파스는 머스크의 항만운영 자회사 APM터미널이 지분 30%를 소유한 데다 단일 터미널로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 선사 보유 터미널로는 가장 큰 규모를 지녔다. 하역능력도 1300만TEU로, 부산항에서 가장 큰 신항2부두(370만TEU)보다 3.5배 더 크다.

환적은 대륙 간 마지막 항만에서 화물을 한데 모아 전용 선석을 확보해 줄 대형 터미널의 여부가 중요한데 탄중팔레파스가 이 점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제미니가 이번 모델을 성공하더라도 타 선사가 섣불리 따라 하기 어려운 이유가 이 대형 자사 터미널 유무에 있다.

제미니가 기항할 예정인 주요 허브항 12개 가운데 머스크와 하파크로이트가 소유한 터미널은 총 10개다. 독일 브레머하펜, 네덜란드 로테르담, 스페인 알헤시라스, 모로코 탕헤르, 이집트 포트사이드, 오만 살랄라, 말레이시아 탄중팔레파스, 멕시코 라사로카르데나스 등 8곳을 머스크 자회사인 APM터미널이 운영한다. 독일 빌헬름스하펜, 이집트 다미에타 등 2곳 터미널은 하파크로이트 소유다.

머스크는 지난해 기준 33개국에 60개의 터미널을 보유·운영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 선사는 디지털화된 자사 인프라를 활용해 지난 2년 동안 선박 체류 시간을 15~20%까지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문가는 “머스크와 하파크로이트가 새로운 모델을 성공시키려면 허브항의 성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두 선사가 터미널 투자를 계속해 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APM터미널은 지난 3일 “제미니의 새로운 노선에 자사 터미널 8곳이 허브항으로 선정됐다”면서 “높은 생산성과 정시성을 바탕으로 머스크와 하파크로이트의 계획을 실현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안정적인 공급망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이 항만 터미널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항만은 예외다. 특히 부산항은 북항과 신항이 나눠진 데다 터미널 운영사도 모두 달라 환적 화물 운송 시 시간, 비용 측면에서 약점을 지닌다.

한 항만 관계자는 “자가 터미널의 효과가 뚜렷한데 부산항에 전용 터미널을 확보한 외국계 선사가 없다”면서 당국의 항만 개발 계획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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