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전 총장(
사진)이 전 세계 해운업계가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개발도상국의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대한조선학회 신동식 포럼과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의 주관하에 ‘임기택 IMO 전 사무총장 초청 강연회’가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선 2016년부터 8년간 전 세계 해사산업과 IMO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임기택 IMO 전 사무총장이 ‘국제 해사 동향과 향후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임 전 총장은 글로벌 해운시장의 탄소중립 실현에 앞서 국제사회가 개도국의 동참 의식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적개발원조(ODA)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한 유일한 국가인 우리나라와 더불어 선진국들이 연인의 정을 가지고 개도국을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환경 규제 이행에 잘 사는 나라는 충격이 와도 흡수가 되지만 못 사는 나라는 충격이 크지 않겠나”라며 “개도국의 동참 의식이 없으면 안 된다. 반대 목소리를 얼마든지 낼 수 있어 개도국의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자율운항선박 상용화 시대를 앞두고 법적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개발과 관련해 IMO는 자율운항선박을 총 4단계로 정의하고 있다. ▲1단계는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 ▲2단계는 선원이 승선하지만 원격 제어가 가능한 수준 ▲3단계는 선원이 탑승하지 않고 원격 제어하는 수준 ▲4단계는 완전 자율 운항하는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자율운항 3단계 수준에 이르렀다.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20년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 통합사업단’을 발족하고 국내 산학연 기관의 핵심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팬오션의 <포스싱가포르>호에서 다양한 해상 테스트를 진행해 선원의 승선 없이 원격제어로 운항 가능한 ‘자율운항 3단계’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임 전 총장은 “자율운항선박이 재래 선박과의 충돌 시 책임 소재와 보상 방법 등 법적인 문제를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대한민국 해양과학 인프라의 우수성과 한국인의 역량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더 큰 꿈을 꿀 것을 서울대 조선공학과 학생들에게 주문했다.
임 전 총장은 “해수부, 조선공학과, 해대, 해양환경공단, 해양과학기술원 등의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한국은 해양 강국”이라며 “한국인은 최고의 덕성과 정직함과 성실함, 융통성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이) 더 큰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글로벌 무대에서 꿈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신동식 카본코리아 회장과 이신형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학과장, 홍유석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학장, 김명현 대한조선학회 회장, 송상근 해수부 전 차관 등이 참석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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