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의 통항 차질이 지속되면서 컨테이너선사들의 평균 정시 운항률이 1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인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월 전 세계 34개 항로를 대상으로 조사한 컨테이너선사들의 평균 정시 운항률은 전월 56.8%에서 5.2%포인트(p) 떨어진 51.6%를 기록했다.
선박 2척 중 1척이 정해진 일정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4개월 연속 하락했고, 특히 두 달 만에 10.3%p 추락했다. 다음 달에도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2022년 9월 이후 17개월 만에 50%대가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으로 홍해 뱃길이 막힌 데다 강우량 부족에 따른 통항 제한으로 파나마운하의 대기 시간이 늘어난 게 선사들의 선박 운항에 영향을 미쳤다.
시인텔리전스는 “홍해 위기 속에서 글로벌 선사들의 스케줄 신뢰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사 8곳 정시운항률 50% 밑돌아
홍해 사태가 지속되면서 조사에 참여한 선사 13곳 모두 운항 성적이 나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정해진 스케줄 비율이 50%에 도달하지 못한 선사가 8곳에 달해 운항 지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프랑스 CMA CGM은 전월 대비 5.7%p 하락한 54.7%의 정시 운항률을 기록, 대만 선사들을 밀어내고 수년 만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2개월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켜온 에버그린은 프랑스 선사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에버그린은 전월 대비 9.3%p 하락한 54.3%를 기록했다.
2위 대만 완하이라인의 선박이 제때 도착한 비율은 전월 대비 0.8%p 하락한 54.5%였다. 4~5위 홍콩 OOCL과 중국 코스코는 각각 50.4%를 기록, 가까스로 50%대를 유지했다.
지난해 선두권을 지켰던 유럽계 선사들도 연초 성적 하락을 맛봤다. 스위스 MSC와 덴마크 머스크는 각각 7.7%p 13.3%p 급락한 46% 45.6%에 그치며 8위와 10위에 각각 자리했다.
우리나라 HMM은 전월 대비 3.8%p 하락한 43.7%를 기록, 순위가 한 계단 떨어졌다. 대만 양밍해운도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4%p대의 하락율을 보이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 밖에 일본 ONE, 싱가포르 PIL, 이스라엘 짐라인도 전월에 비해 떨어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인텔리전스는 “전월 대비 정시운항률 개선을 이뤄낸 선사는 단 한 곳도 없었으며 40~50%대의 저조한 수준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선박지연 도착시간 18개월만에 6일대로
선박 지연 도착시간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 1월 평균 지연 도착 시간은 6.01일로 전월 5.42일 대비 0.59일 늘어나며 2022년 8월 이후 18개월 만에 6일대로 나타났다. 전년 5.36일과 비교하면 0.65일 늘었다.
시인텔리전스는 “홍해 사태로 선사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우회하는 노선을 활성화하면서 운송 거리와 시간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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