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이 올해 물동량 목표를 컨테이너 350만TEU, 자동차 85만대로 세웠다. 인천항만공사(IPA) 이경규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자동차, 특히 중고차 수출은 50만대를 넘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인천항은 지난해 346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2022년의 319만TEU에서 8% 성장했다.
중고차 수출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기록 경신의 배경이 됐다. 지난해 인천항이 처리한 중고자동차 수출 실적은 50.2만대로, 1년 전의 30.3만대에 비해 66% 급증했다. 종전 최고 기록인 2019년의 42만대보다도 19% 늘어났다. 중고차 수출화물의 80% 이상이 컨테이너선으로 수송되면서 물동량 성적표를 크게 끌어 올렸다. 전체 자동차 물량은 신차 25만대 포함 총 75만대였다.
아울러 3년 6개월 만에 한중 카페리항로에서 여객 수송이 재개된 뒤 인천항을 취항하는 5척의 카페리선은 지난해까지 월간 1만명대를 수송하다 올해 1월 2만5000명을 달성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1월 인천항 한중카페리 애용객 2.5만명 달성
“물동량뿐 아니라 여객도 활성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동안 중단됐던 크루즈선이 지난해 3월부터 다시 들어오기 시작해서 12항차가 방문했다. 올해도 노위전크루즈라인 3항차, 하파크로이트 1항차, 오셔니아크루즈 1항차 등 총 5항차가 인천항 모항을 확정했다. 한중 카페리도 지난해 8월 재개됐다. 코로나 기간 동안 신국제여객터미널이 여객도 없는데 개장했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여객이 다시 들어와서 활기가 느껴진다.”
이 사장은 아울러 2035년에 컨테이너 물동량 550만TEU를 처리하는 내용의 중장기 목표를 수립했다고 전했다. 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개장과 신규항로 유치, 배후권 화주기업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등으로 목표를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인천 신항 1-2 컨테이너 부두는 우리 항만공사의 제일 뜨거운 이슈 중 하나다. 부산 신항 2-5단계처럼 완전 자동화를 추구하고 있다. 컨테이너크레인, 야드트랙터, 갠트리크레인 등을 완전 자동화할 예정이다. 2027년 개장을 목표로 저희가 준비하고 있고 현재 하부 공사가 70%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상부 공사는 운영사를 선정해야 확정할 수 있다. 현재 운영사를 모집 중이다.”
다만 IPA는 신항 1-2단계 운영사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26일 마감된 운영사 공모 입찰은 응찰자가 나오지 않아 유찰됐다. 지난해 4월과 7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첫 두 차례 입찰이 무산되자 420억원이었던 임대료를 363억원으로 낮추는 한편 임대료 할인 기간도 1차년도 60%, 2차년도 80%, 3차년도 100% 등 기존 2년에서 1차년도 50%, 2차년도 60%, 3차년도 70%, 4차년도 80%, 5차년도 90%, 6차년도 100% 등 5년으로 확대했지만 입찰 참여 기업은 나오지 않았다. IPA 측은 기업들이 입찰 서류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부족했다고 보고 조건 변경 없이 곧바로 재공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프리카·美동안등 항로 다변화
이 사장은 항로 다변화 계획도 소개했다. IPA는 인천항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고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인도, 미주 동안, 유럽 등 5개 항로를 유치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대중국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항로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인도 아프리카로 다양화하고 있다. 여기에 맞춰 원양항로도 추가적으로 계속 유치하려고 한다. 화주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이다. 화주나 포워더에게 인천항의 인지도가 아직 약하다. 수도권이나 충청권 강원권 화주들이 인천항으로 오면 물류비가 절약되고 여러 가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적극 알려서 물량을 유치하려고 한다. 충남 서산에 있는 화주가 인천항을 이용하면 물류비를 절반 수준으로 아낄 수 있다. 서산부터 인천까지 육상 물류비가 53만원, 부산까지 99만원 정도 한다.”
이 사장은 미래형 중고차 수출단지인 스마트 오토밸리는 올해 9월 1단계 공사를 착공해서 2026년에 개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총 39.8만㎡ 중 1단계 20.4만㎡를 우선 건설한 뒤 2단계 19.4만㎡ 건설은 석탄부두를 이전한 뒤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인천항을 통해서 나가는 중고차가 50만대 정도 되고 올해는 60만대에 육박할 걸로 점쳐진다. 현재 송도 유원지 일대가 무단 불법 중고차 수출단지로 조성돼 있는데 신국제여객터미널이 출범하면서 남겨진 옛 국제여객터미널 일부 부지에 스마트 오토밸리를 조성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1단계로 6만평을 운영 사업자를 선정해서 건설할 예정이다. 연수구에 있던 걸 중문으로 옮기는 사업이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크다. 주민 설득 작업을 병행하면서 정식 중고차 수출 단지를 조성해서 수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는 골든하버 개발 부지에 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계획도 전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해 12월20일 오스트리아 리조트 기업인 테르메와 2600억여원 규모의 리조트 유치 협약(MOA)을 체결했다.
“골든하버 부지 총 13만평이 2종 항만 배후단지로 지정돼 있어서 법적으로는 주거 시설도 들어올 수 있지만 위치상 상업시설이나 판매시설 업무시설이 들어올 수 있다. 리조트 호텔 아울렛 테마파크 등이다. 이 같은 특성을 살려서 여기를 국내 최고의 해양 관광단지로 조성하려고 한다. 인천경제청에 Cs8~9 두 필지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테르메 그룹이 이곳에 테마파크를 조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나머지 9개 필지는 우수한 투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또 아암물류 2단지를 전자상거래 특화구역, 신항 배후단지를 콜드체인 특화구역으로 각각 지정했다고 밝혔다. 콜드체인 특화구역 시공사로 최근 대우건설을 선정했다.
“요즘 알리바바 등의 전자상거래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여기에 발맞춰서 아암물류 2단지에 전자상거래 특화구역을 지정했다. 또 냉동 컨테이너 처리가 많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항 배후단지는 콜드체인 특화구역으로 지정했다. 대우건설이 조만간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전자상거래 특화구역에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도 들어와서 영업을 할 수 있게 공동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공정률이 현재 82% 정도인데 내년 완공해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물류센터에 자동이송장비나 로봇 같은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려고 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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