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운송 요율이 손익분기점(BEP) 아래로 떨어지자 취항선사들이 모처럼 운임 회복에 나선다. 물동량은 비수기를 맞아 약세가 지속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환적화물 제외)은 32만71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35만3100TEU에서 7%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화물 모두 약세를 띠었다. 수출 물동량은 9% 감소한 12만6800TEU, 수입 물동량은 6% 감소한 20만300TEU였다. 남중국까지 포함하는 관세청 통계는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서 발표하는 데이터와 다소 차이를 띠지만 전반적인 흐름은 비슷하다.
이로써 한중항로 월간 물동량은 5월 이후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황정협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한중항로 월간 물동량은 1월 20% 감소한 뒤 2월에 12% 성장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3월 3% 성장한 데 이어 4월엔 14%의 두 자릿수 성장률을 거뒀다. 하지만 5월 11% 감소하며 약세로 전환해 6월에도 1%의 후진 행보를 보였다.
6월에 이어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석유화학제품은 성장 곡선을 그렸다. 7월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51.3만t을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42.1만t에서 21% 늘어났다. 이 가운데 합성수지(레진)는 지난해 37.7만t에서 올해 39.5만t으로 5% 늘어났다. 중국산 원자재 수입량은 지난해 7월 231만t에서 올해 7월 237만t으로 2% 늘어났다. 주요 컨테이너 화물인 섬유는 8% 늘어났지만 철강과 화학제품은 각각 8%씩 감소했다.
선사 관계자는 “휴가철인 7월과 8월은 전통적으로 한중항로를 비롯해 연근해항로의 비수기에 속한다”며 “9월부터는 우리나라 추석 명절이나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밀어내기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운임은 수입항로를 중심으로 반등하는 모습이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8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부산행 운임지수(SCFI)는 160달러를 기록, 지난달 평균 131달러에서 22% 상승했다. 올해 3월 초까지 200달러대를 웃돌던 수입 운임은 3월 중순 앞 자리가 2에서 1로 바뀐 뒤 시나브로 하락해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131달러를 유지하다 8월4일 165달러로 대폭 인상됐다. 일주일 후인 8월11일 157달러로 소폭 떨어진 뒤 18일에도 그 수준을 유지했다.
선사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대부분의 컨테이너선사들이 적자로 전환한 터라 취항선사들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진 한중항로 운임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BAF(유가할증료)나 터미널조작료(THC) 등의 부대운임을 제대로 받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선사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중국 선사들이 8월 중순부터 운임 회복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며 “월말부터 운임 회복이 더욱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입항로와 달리 수출항로 운임은 반등의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모습이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8월 3주 평균 부산발 중국행 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4달러를 기록, 전달의 79달러에서 20% 하락했다. 8월21일자 주간 운임은 60달러로 집계됐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운임은 30달러에 불과하다.
선사 관계자는 “상반기 국제유가 하락을 반영해 하반기에 저유황유할증료(LSS)를 140달러에서 100달러로 인하했는데 최근에 다시 유가가 오르면서 선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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