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부진에 대응한 선사들의 강력한 공급 조절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
한일항로를 취항하는 10개 컨테이너선사들이 올해 4기(7~8월) 선적 상한선(실링)을 모두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실링은 73%로 설정됐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대응해 65% 선까지 강화했던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선사들은 올해 실링을 70%대로 유지하고 있다. 1기(1~2월) 75%, 2기(3~4월) 80%, 3기(5~6월) 78%였다.
특히 한일항로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7~8월엔 휴가철에다 일본 최대 명절인 오봉절(8월15일) 연휴로 해운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보고 상한선을 더욱 낮췄다. 공급을 대폭 조인 덕분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목표 물량을 여유 있게 달성한 선사들은 9~10월(5기)에도 70%대 상한선을 고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 관계자는 “예상과 달리 휴가 기간 동안 수요가 떨어지지 않았다”며 “특히 걱정했던 오봉절 연휴에도 물동량이 크게 약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물동량 통계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1~7월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8만85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3만4800TEU에 견줘 16% 감소했다.
수출화물은 7% 감소한 19만600TEU, 수입화물은 13% 감소한 16만4800TEU, 환적화물은 20% 감소한 51만3100TEU였다. 환적화물 중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56% 감소한 9만3700TEU에 그쳤다.
올해 들어 월간 실적은 1월 한 달을 제외하고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1월 7%, 2월 21%, 3월 15%, 4월 18%, 5월 20%, 6월 17%, 7월 12%였다. 화물 개수로 따지면 평균 2만TEU 이상 곤두박질 쳤다.
한 선사 관계자는 “실링을 대폭 낮춘 덕에 선사들이 7~8월 목표량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한일항로 수요가 구조적으로 회복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운임은 하락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반등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8월21일자 한일항로 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93달러를 기록, 전주 대비 19달러 하락했다. 6월26일 429달러에서 7월3일 361달러로 떨어진 뒤 약 한 달 반 만에 200달러대로 추가 하락했다. TEU 환산 운임은 147달러 수준이다.
8월 3주 평균 KCCI는 306달러로, 전달의 336달러에 비해 9% 떨어졌다. 월 평균 KCCI는 3월까지 700달러대를 이어가다 4월에 400달러대로 급락한 뒤 시나브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 들어선 상반기 동안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45달러가량 부과되던 유가할증료(BAF)가 185달러로 인하되면서 전체 운임 수준도 동반 하락했다. 이 항로 운임지수는 도쿄와 오사카행 기본운임과 BAF 등의 부대할증료를 합산해 산출된다.
선사 관계자는 “한일항로 운임은 코로나 기간 동안 다른 항로에 비해 상승 폭이 제한적이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끝나자 하락 추세도 그나마 가장 양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근해선사들이 실적 만회를 위해 한일항로 운임을 최대한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로 개편 소식으로, 흥아라인은 이마리·시코쿠익스프레스(ISX)를 개편해 강릉 옥계항을 기항한다. 흥아라인의 420TEU급 컨테이너선 <흥아도쿄>(HEUNG-A TOKYO)호가 부산-옥계-부산-히로시마-이마바리-마쓰야마-후쿠야마-부산 구간을 순회할 예정이다.
신항로는 남동발전 영동에코발전본부가 매주 동남아에서 수입하는 200TEU 안팎의 목재펠릿을 해상으로 운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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