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를 맞은 호주항로가 모처럼 강세 시황을 연출했다. 운임은 1년 2개월 만에 반등했고, 물동량도 중국발 수요 증가에 따라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선사들의 운임 회복 노력이 이어진 결과다. 단적인 예로 프랑스 CMA CGM의 계열사인 ANL을 들 수 있다. ANL은 다음달부로 운임 인상에 나선다. ANL은 아시아발 호주·뉴질랜드행 화물에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5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300달러를 각각 부과할 예정이다. 인상 대상은 모두 품목무차별(FAK) 운임이다.
중국발 운임은 7개월 만에 400달러 선을 재돌파했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의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8월 평균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09달러로, 전달 대비 141달러 상승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지난해 8월(2885달러)에 견줘 여전히 7분의1 수준이고,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같은 시기(642달러)보다도 233달러 낮았다. 주단위 운임을 보면 8월 첫째주(4일) 340달러로, 전주 대비 22달러 오른 뒤 이후 둘째주(11일)와 셋째주(18일) 각각 435달러 453달러를 기록하며, 400달러를 넘어섰다.
중국 시장의 영향을 받은 한국발 운임도 인상됐다. 해양진흥공사가 발표한 8월 평균 부산발 호주행 수출 운임(KCCI)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전달 대비 48달러 오른 644달러로 집계됐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주요 선사의 한국발 호주 시드니·멜버른행 평균 수출 운임도 각종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50~650달러 수준을 나타냈다. 스위스 MSC는 이달 셋째주 기준 출항지에 따라 600~650달러를 기록, 대만 에버그린은 554달러를 신고했다. 중국 코스코와 대만 양밍해운은 425달러씩 부과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HMM은 35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달 물동량은 수입이 부진한 탓에 감소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7월 우리나라와 오세아니아를 오간 수출입 교역량은 만재 기준 17.3% 후퇴한 3만1400TEU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 같은 달(3만300TEU)보단 3.9% 늘어났다. 수입은 1만8400TEU로 29.0% 감소한 반면 수출은 1만3100TEU로 7.8% 증가했다. 오세아니아를 대표하는 호주 물동량은 13.3% 줄어든 2만3000TEU, 뉴질랜드 25.1% 하락한 5100TEU에 그쳤다. 소석률(화물 적재율)은 전 보다 개선된 80% 수준을 띠었다. 선사들은 수요 회복세에 따라 내달부턴 수급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최근 발발한 중국 부동산 경제 위기가 해운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 선사 관계자는 “이달 들어 운임도 오르고 물량도 늘어나면서 성수기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중국 비구이위안 사태 등 대외 변수가 많아 10월 국경절을 앞두고 밀어내기 수요가 얼마나 나타날지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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