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항로 월간 물동량이 재고 급증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생산 부진 등이 지속되면서 3년 만에 100만TEU를 하회했다. 2월 물동량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이 부진하면서 13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에 따르면 올해 2월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3개국행(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월 대비 13.8% 감소한 97만8000TEU에 그치며 100만TEU대가 붕괴됐다. 월간 물동량이 100만TEU를 밑돈 건 코로나 유행 초기인 2020년 2월(67만6000TEU) 이후 3년 만이다.
최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중국이 18.8% 줄어든 65만3000TEU에 머물렀다. 동남아시아는 11.3% 줄어든 16만9000TEU에 그쳤다. 반면,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의 동북아시아는 12% 증가한 15만6000TEU로 대조를 보였다.
해양진흥공사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생산이 감소하고 있으며, 5월 말 선사들 간 화물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운임 약세가 전망된다”며 “일각에서는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 재고 조정이 마무리돼 10월 중국 국경절까지 물동량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임은 4주 연속 하락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5월19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869달러로 집계됐다. 전주 870달러 대비 소폭 하락했으며, 한 달 전인 883달러에 비해 2% 떨어졌다. 2월 1000달러 선이 무너진 이후 13주 연속 80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지중해는 1628달러를 기록, 전주 1624달러에서 4달러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달 1605달러에 견줘 1.4% 올랐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한국발운임지수(KCCI)는 5월22일 현재 유럽행 운임이 전주 1408달러에서 1% 내린 1400달러를 기록, 2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지중해는 2452달러에서 2467달러로 1% 오르며 4주 만에 상승 반전했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네덜란드 로테르담행 공표 운임은 5월 현재 TEU당 616~1164달러로 전달 458~934달러에 비해 오른 수준을 보였다.
올 들어 유럽항로에 신조선 투입이 잇따라 이뤄지면서 운임이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선사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는 6월부터 유럽항로에 선박 9척씩을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추가 투입으로 선속 조절(슬로스티밍)을 진행해 공급 과잉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선사들은 선속 조절로 운항 일수가 기존 대비 북유럽은 3일, 지중해는 2일이 각각 추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조선 인도가 이어질수록 선사들의 운항 속도 감속은 연중 지속될 것으로 해운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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