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송유관으로 공급받는 러시아산 천연가스에서 탈피하려고 해상을 통한 LNG 수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독일 에너지회사인 유니퍼의 클라우스디터 마우바흐(Klaus-Dieter Maubach) 최고경영자(CEO)는 현지시각으로 11월30일 쾰른대학 에너지경제연구소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빌헬름스하펜항에 건설된 LNG 전용 터미널이 올해 연말 가동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 달 15일 항만운영사인 니더작센포트는 빌헬름스하펜항에 부유식 LNG 부두(
사진)를 완공했다. LNG 부두가 독일에 개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니더작센포트 측은 12월에 FSRU(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가 부두에 접안한다고 밝혔다. FSRU는 해상에서 LNG를 저장하고 재기화 할 수 있는 설비로, 선박에서 직접 LNG를 옮겨 실어 기화 후 육상으로 송출하는 역할을 한다.
로이터통신은 노르웨이 선사 호그LNG가 보유한 17만㎥급 FSRU <호그에스페란자>(Hoegh Esperanza)호가 신축 터미널에 입항한다고 보도했다.
해상으로 수입된 LNG는 유니퍼가 운영하는 파이프파인을 통해 독일 전국의 수요자에게 공급된다.
독일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끊기면서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에 천연가스 공급 중단 카드로 맞대응한 까닭이다.
독일은 지금까지 천연가스 수입량의 50% 이상을 러시아산에 의존해왔다. 자국 최대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업체인 유니퍼는 경영난에 빠져 정부로부터 80억유로(약 10조8400억원)의 공적자금을 수혈했다.
결국 독일 정부는 해상을 이용해 LNG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로 함부르크항 서쪽에 위치한 빌헬름스하펜에 전용 터미널을 6달 만에 완공했다. 북해를 면한 LNG터미널에서 중동과 북미 지역에서 들여오는 LNG를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더해 브룬스뷔텔, 슈타데, 루브민 등의 항만에도 LNG 전용 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터미널이 모두 완공되면 총 6척의 FSRU를 운영해 연간 LNG 수요량의 3분의 1을 조달할 계획이다. 지난해 독일은 905억 ㎥의 LNG를 소비했다.
LNG 수입 기지 건설과 함께 해외 도입처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독일은 같은 달 29일 카타르와 장기 LNG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카타르에너지는 미국 에너지기업 코노코필립스를 통해 2026년부터 최소 15년간 연간 200만t 28억㎥의 LNG를 독일에 공급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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