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항로 운임이 2년 반 만에 세자릿수까지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발 호주 멜버른행 11월 셋째주(11월18일)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전주 대비 204달러 후퇴한 80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6월 첫째주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네자릿수에서 세자릿수로 하락했다. 이달 평균 운임은 563달러 추락한 1003달러를 냈다.
한국발 수출 운임도 하락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한국형 컨테이너운임지수인 KCCI에 따르면 한국발 호주 넷째주 운임(11월21일)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전주 대비 687달러 떨어진 3173달러로 집계됐다. 이달 평균 운임은 3733달러를 기록했다. 이달부터 발표하기 시작한 KCCI는 부산항을 기점으로 40피트 일반 컨테이너(FEU)에 부과되는 해상운임과 각종 부대운임을 합산한 총액 운임을 토대로 산정된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주요 선사의 한국발 호주 시드니·멜버른행 공표 운임은 1270~4800달러까지 선사에 따라 편차가 컸다. 중국 코스코는 셋째주 기준 1354달러를 기록, 싱가포르 PIL은 1358달러를 신고했다. 대만 양밍해운은 11월 첫째주보다 400달러 떨어진 1270달러를 신고했다.
우리나라 HMM과 스위스 MSC는 1600달러씩 기록했다. 이들은 각각 11월 첫째주보다 600달러 1450달러 후퇴했다. 홍콩 골드스타라인의 부산발 시드니행과 코스코의 광양발 멜버른행 운임은 4800달러씩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
물동량은 5개월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휴 물량 특수에 힘입어 지난달까지 둔화됐던 수요 성장폭도 소폭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우리나라와 오세아니아를 오간 물동량은 3.1% 상승한 3만6487TEU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3만1918TEU)과 견줘 14.3% 늘어났다. 이 중 수입화물과 수출화물은 각각 2만4072TEU 1만2415TEU로 전년 동기 대비 3.8% 1.9% 증가했다.
오세아니아를 대표하는 호주와 뉴질랜드 물동량은 희비가 교차했다. 이달 호주 물동량은 2만6692TEU로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11.5% 늘어났다. 반면 뉴질랜드는 4622TEU로 45.0% 줄어들었다. 선사들의 소석률(화물 적재율)은 80~90% 수준을 웃돌았다. 주요 선사들이 호주항로 서비스 확대·개편에 적극 나서면서 화물 유치 경쟁이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수요 부진 장기화에 선사들은 결항 등 스케줄 조정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향후 해운 시황은 밝지 않을 전망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고운임 시기에 선사와 화주 간 맺은 1년 장기 계약이 만료될 시점에 임박했고, 내년부터 발주된 선사들의 선박들이 유입돼 수요 대비 공급 압력이 한층 더 악화될 예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유럽에서 탄소감축규제(IMO)도 시행되면서 선사들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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