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물류기업 LX판토스가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카고데이’에서 국내 물류 기업 최초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신선화물 항공운송 품질 인증(CEIV-프레시)’을 획득했다.
이로써 LX판토스는 국내 물류기업 중 유일하게 콜드체인 양대 국제인증으로 꼽히는 의약품 항공운송 품질 인증(CEIV-파마)와 CEIV-프레시 인증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의약품과 콜드체인 특화 경재력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글로벌 항공물류 사업 확대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고데이는 IATA가 2년마다 국가별로 개최하는 항공물류 행사로 올해는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에서 개최됐다. 한국국제물류협회(KIFFA)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공동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선 신선식품·의약품 항공운송 인증서 수여식과 더불어 항공업계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글로벌 항공화물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동향 등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CEIV 자격 인증 수여식에선 아시아나항공과 DB쉥커코리아가 CEIV 파마 부문 자격 인증을 획득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아시아나항공, LX판토스, 서울항공화물 등 인천국제공항커뮤니티 4개 단체는 CEIV 프레시 부문 인증을 획득했다.
‘CEIV-프레시’는 IATA가 인증하는 엄격한 콜드체인 관리 체계 하에 ‘부패하기 쉬운 화물(Perishable Cargo)’의 안정적인 항공운송을 보장하는 국제표준 인증 제도다. 온도에 민감한 화물에 대한 운송 절차와 시설, 전문인력, 제도 등 총 11개 분야 319개 항목을 까다롭게 평가해 인증서를 발급한다. 이는 신선화물 취급 전 과정에서 글로벌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전문성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신선화물은 일반 화물과는 달리 상온에서의 변질 우려로 저온 운송 및 냉장 보관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취급 난이도가 높다. 신선화물을 취급하는 물류기업에 대한 국제기구의 공신력 있는 인증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 규모는 2020년 1930억 달러에서 오는 2025년 3830억 달러로 연평균 14.7% 성장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도 국내 항공사로선 처음으로 IATA CEIV 파마와 프레시 항공 운송 인증을 동시에 획득하면서 콜드체인 운송의 전문성을 입증했다. 특히 업계에서 우수한 콜드체인 운송 서비스 품질을 선보였던 아시아나항공의 콜드체인 특화 서비스 ‘쿨플러스(COOL+)’가 이번 인증 획득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나항공 최재국 화물서비스담당 상무는 “의약품뿐만 아니라 신선식품 항공운송에 대한 국제적인 인증을 통해 아시아나항공만의 화물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년간 축적된 화물 운송 노하우를 통해 최고의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홍콩공항, 오만공항, 창이공항에 이어 전 세계 공항 중 네 번째로 CEIV-Fresh 인증을 취득하게 됐다. 인천공항의 신선화물 처리 규모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간 연평균 9%씩 성장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딸기와 포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성장세도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이번 신선화물 품질체계 인증 취득을 계기로 커뮤니티 참여기업과 국내외 신선화물 유치를 위한 공동 협약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며 “공사는 물류인프라에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을 통해 인천공항 콜드체인 운송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IATA CBTA 기관 인증 수여식에서 국제물류협회가 IATA의 위험물운송(CBTA) 교육기관임을 공식 인증받았다. 국제물류협회 측은 “내년부터 협회 회원사들에게 위험물을 포함한 IATA 항공운송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국토부의 항공·해상 위험물 통합교육기관 자격도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엔 브랜든 설리반 IATA 항공화물사업 본부장, 김백제 IATA 한국지사장 등 IATA 주요 관계자들을 비롯해 원제철 KIFFA 회장, 배경한 KIFFA 부회장, 국토교통부 구정회 사무관, 대한항공 엄제동 화물사업본부 사무장, 인천국제공항공사 김범모 미래사업본부장, 디어크 루카트 쉥커코리아 최고경영자(CEO) 등 항공물류 업·단체 관계자들이 100여 명이 참석했다.
“운임 안정화 추세에 항공시장 호재 전망”
경기침체에도 향후 글로벌 항공화물시장이 계속 호재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브랜든 설리반 IATA 항공화물사업본부장
(사진)은 이날 열린 시장동향 세션에서 “항공화물시장은 항공운임 안정화 추세와 높은 수준의 수요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랜든은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 등 항공업계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항공업계 주요국들의 수요 증가세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 흑자로 돌아서고 내후년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환경 규제,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세 등 국제 정세에 발맞춰 항공시장도 친환경·디지털화 움직임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랜든 본부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자상거래의 상당 부분이 항공 운송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항공화물시장의 경쟁력은 여전히 우수하다”며 “국제 전자상거래의 80%가 항공 운송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말했다.
IATA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5조7100억달러에 이르며,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8년부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국제 전자상거래 판매 규모의 경우 1조9000억달러로 추산되며, 2023년엔 13% 늘어난 2조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2040년까지 전자상거래를 통한 구매율이 무려 95%에 육발할 것으로 파악됐다. 브랜든은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온라인 쇼핑을 통해 물품을 구매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엔 전자상거래를 통한 온라인 구매가 52% 수준으로 오프라인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항공운송 관련 디지털화된 국제표준 시스템 구축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팬데믹 이후 공급망 혼란에 따른 물류 차질이 빈번해지면서 IATA는 ‘원레코드(One Record)’ 시스템을 활용해 정확한 항공운송정보를 관련 기업들에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원레코드는 IATA가 항공운송과 관련 모든 공급망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해 원활한 정보 공유를 가능케 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전 세계 156개의 기업과 4개의 세관당국이 사용하고 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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