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글로벌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 익스피다이터스가 올해 첫 7달 동안 북미항로에서 가장 많은 수입 컨테이너를 수송한 무선박운송업자(NVOCC)로 집계됐다. 물동량은 1년 전 같은 시기보다 12% 감소했지만 주요 포워더들의 동반 부진에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전통적 포워더들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디지털 포워더인 플렉스포트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플렉스포트는 상위 10위권에 속한 포워더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물량도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시장 점유율 또한 2.2%로 전년 대비 1.1%p(포인트) 상승했다.
JOC피어스에 따르면 1~7월 동안 전 세계 NVOCC가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수송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49만3400TEU로 집계됐다. 이들의 전체 처리량 실적은 시장 점유율과 함께 모두 후퇴했다.
상위 25위권에 속한 NVOCC의 1~7월 전체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p 하락한 17.4%를 기록했다. 이 중 상위 5대 NVOCC의 물동량 수송실적은 줄줄이 역신장했다. 시장점유율도 약세였다. 1위 익스피다이터스는 11.9% 감소한 21만6385TEU를 기록했다. 점유율도 3.8%로 전년 동기 대비 0.4%p 후퇴했다.
이어 2위 CH로빈슨은 10.5% 하락한 21만3186TEU를 기록, 3위 에이펙스는 22.6% 하락한 21만2301TEU로 집계됐다. 이들의 점유율도 각각 3.7%로 0.3%p 1.0%p 떨어졌다. 세 기업의 시장 점유율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 이후 매년 줄어들고 있다. 4위 퀴네앤드나겔의 물동량은 18만8353TEU로 2.2% 감소했다.
상위 5위권 NVOCC 중 유일하게 한자릿수 감소폭을 보이며 상대적으로 선방한 결과를 냈다. 점유율 또한 전년과 동일하게 3.3%를 유지했다. 5위 OEC와 6위 아너레인쉬핑은 각각 16만7301TEU(-19.0%) 14만9033TEU(-22.8%)로 집계됐다.
상위 25위권 중 물동량이 부진한 NVOCC는 총 15개사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 중 12개 기업이 두 자릿수 물동량 감소폭을 나타냈다. 가장 성장률이 부진한 오리엔트스타트랜스포트는 17위에 랭크됐다. 이 기업은 32.4% 감소한 5만9854TEU로 집계됐다. 반대로 광폭 성장 행보를 보인 NVOCC도 눈에 띠었다.
미국 플렉스포트를 포함해 중국 세프라운드로지스틱스와 일본 긴테쓰월드익스프레스(KWE) 등 세 기업은 두 자릿수 물동량 증가세를 보이며 호실적을 거뒀다. 16위 세프라운드로지스틱스와 21위 긴테쓰는 각각 6만3435TEU(17.4%) 4만8806TEU(22.2%)로 집계됐다. 긴테쓰는 일본계 중 유일한 톱 25 기업에 포함됐다.
지난해 NVOCC 운송 비중 3% 성장…“BCO와 거래 증가 영향”
한편 지난해 NVOCC의 글로벌 운송 비중은 전년보다 3% 성장했다. 팬데믹 여파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복수의 운송 루트를 확보하고 있는 포워더·NVOCC와 계약하는 대형화주(BCO)가 늘어난 게 배경이 됐다. 통상 선사와 직접 계약을 선호하는 BCO가 리스크 헤지의 일환으로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해상 컨테이너 시장은 2020년 초부터 항만 적체 등의 여파로 심각한 물류대란을 경험한 바 있다. 그 결과 미국 수입 컨테이너 중 NVOCC의 처리 비율은 2020년 48.0%로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과 견줘 3.9%p 상승했다. 이후 2021년엔 51.4%까지 확대되며 NVOCC의 시장 장악력이 더 커졌다.
다만 올해 상반기 들어 NVOCC 이용 비율이 다시 줄었다. 2022년 1~7월 NVOCC의 운송 비중은 49%로 전년보다 1.4%p 후퇴했다. 6월 이후 공급망이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선사들의 선복 공급력도 개선돼 BCO의 움직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머스크, MSC, CMA CGM 등 대형 컨테이너 선사들이 해운업에서 벗어나 종합물류업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혀 가는 것도 NVOCC를 움츠러들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 포워더 관계자는 “일부 컨테이너 선사들이 원산지 관리, 통관, 창고 보관 및 국내 운송과 같은 전통적인 제3자 물류 서비스를 해상 화물 계약에 번들로 묶으려고 한다”며 “이 같은 시장 경쟁 구도는 NVOCC 입장에선 비우호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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