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제조 회사인 중국 CIMC가 덴마크 대형 해운 회사 머스크 그룹의 냉동컨테이너 제조 부문인 머스크컨테이너인더스트리(MCI)와 칭다오 법인 인수를 포기했다.
미국 법무부은 반독점국의 철저한 조사로 CIMC가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냉동컨테이너 제조 회사 4곳 중 2곳의 합병으로, 중국 국영기업이 시장의 90%를 지배할 거란 조사 결과를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법무부 조너선 캔터 반독점국장은 “미국에서 소비되는 많은 생필품들이 세계 신선공급망에 의존하는 상황에서CIMC의 MCI 인수는 물가 상승과 품질 저하, 공급망의 회복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며 “독과점 시장에서 CIMC의 시장지배력을 확고히 하고 독립적인 경쟁자인 MCI를 퇴출하는 결과를 초래할 거”라고 지적했다.
현재 냉동컨테이너 시장에선 MCI를 비롯해 미국 캐리어트랜지콜드와 서모킹, 일본 다이킨공업이 4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CIMC는 MCI 인수로 냉동컨테이너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해다. 현재는 일반 컨테이너 제조시장에서 자국 경쟁사인 CXIC, 둥팡국제와 함께 80%를 웃도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20년 한 해 혼자서만 100만개의 컨테이너박스를 팔아치우며 점유율 42%를 기록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9월 말 CIMC와 10억83800만달러에 MCI를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 규제당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거래를 마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미국 반독점당국의 반대로 거래가 틀어지면서 새로운 대응책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일각에선 머스크가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절차에 돌입할 거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MCI 매각 입찰에 경쟁사인 캐리어 서모킹 다이킨공업도 참여한 바 있다.
패트릭 재니 머스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모든 노력에도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머스크는 MCI가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구조를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991년 덴마크 틴글레브에서 설립된 MCI는 초창기 일반 컨테이너를 제조하다 1995년부터 냉동컨테이너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재는 중국 칭다오 생산기지에서 스타쿨이란 브랜드로 냉동박스만 생산하고 있다.
2020년에 매출액 37억8100만크로네(약 6900억원), 순이익 1억7400만크로네(약 310억원)를 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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