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유류오염사고 대응능력을 높이고 국민을 해양 재난에서 안전하게 보호해줄 국내 첫 다목적 대형방제선이 31개월의 건조 기간 끝에 첫 뱃고동을 울렸다.
해양환경공단은 다목적 대형방제선 <엔담>호 취항식을 지난 20일 여수신항 해경부두에서 개최했다. 이날 취항식에는 한기준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김준석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최정기 전남도 해양수산국장, 김영무 해운협회 부회장, 박상준 STX마린서비스 대표, 조용화 도선사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 공모로 선정된 명칭 ‘엔담’은 사방을 둘러쌓은 담을 뜻하는 우리말로, 해양 재난과 오염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해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겠다는 해양환경공단의 의지를 담고 있다.
<엔담>호 건조 프로젝트는 지난 2007년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에서 원유 1만t이 유출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출발했다. 당시 사고 초기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해상 방제작업에 어려움을 겪자, 악천후 속에서도 유류 오염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대형 방제선의 운용 필요성이 대두됐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5000t급 규모의 대형방제선 건조 계획을 확정했으며, 2019년 11월 선박 건조를 시작한 이래 31개월의 건조 기간을 거쳐 올해 7월 마침내 취항식을 열었다.
풍랑주의보에도 해양재난과 오염사고 신속 대응
사업비 745억원이 투입·건조된 <엔담>호는 길이 104m, 폭 20.6m, 깊이 8.3m로 31명이 승선 가능하며, 최대 13노트의 속도로 항해할 수 있다. 유회수(油回收)는 시간당 565㎘, 저장탱크는 5195㎥, 호퍼준설작업은 시간당 4000㎥까지 가능하며, 그 외 대양용 오일펜스 600m 등을 보유하고 있다.
방제와 항로준설 작업, 장애물 수거, 화재 진화, 긴급 예인 등의 기능을 갖춘 데다 여수·광양 해역은 물론 제주를 포함한 남해권 전역과, 36시간 내에는 국내 전 해역에 발생하는 대규모 해양 오염 사고에 대응할 수 있다.
기존 방제선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5000t급 <엔담>호의 특징은 파고가 3m를 초과하는 풍랑주의보에도 원활한 방제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자체 저장능력을 이용해 유류 저장용 부선의 지원이 없더라도 독자적으로 현장 투입이 가능하며, 선박 자체에 유출유 확산 예측 시스템을 탑재해 해양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아울러 2종의 기계화된 유류 회수 전용장치와 별도의 유류 회수기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 작업 능력도 기존 방제선의 시간당 20~150kl에서 560kl 수준까지 대폭 끌어올렸다. 이와 함께, 최대 30m까지 수중 작업이 가능한 준설장비와 해상 부유물을 제거할 수 있는 크레인, 120m 거리의 타선 소화설비 등의 안전설비를 갖추고 있어 선박 사고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 다목적 방제선의 필요성이 그간의 대형해양사고로 꾸준히 제기된 만큼, <엔담>호 취항을 계기로 국가 방제대응 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환경공단 한기준 이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지난 대형 오염사고에서 얻은 교훈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우리의 염원을 모은 국내 최대 규모 방제선 <엔담>호가 오늘 취항하게 됐다”며 “취항을 계기로 국가 방제대응 실행력이 강화되고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으로 담보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현수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대형방제선인 <엔담>호를 중심으로 국가의 해양오염 방제 체계를 재정비하고, 사고 현장에서 해양환경과 국민 안전을 굳건히 지킬 수 있도록 국가의 방제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행사에서는 대형방제선 건조 사업을 충실히 이행해 해양환경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기 위한 표창장 수여식도 진행됐다. HJ중공업 권재관 부장과 한국해사기술 하상훈 상무, 해양환경공단 전재표 대리는 이날 해양수산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취항식 부대행사로 진행되는 해양환경재난 방제포럼에서는 전남대학교 조현서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해양오염재난의 위험도와 실효적 대응방안 등을 토론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 여수광양=최영현 통신원 kycyh@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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