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경제제재가 장기화되면서 러시아로 향하는 해상 운송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부분의 선사들이 러시아 항만 서비스를 중단한 가운데 일부 선사들은 운항 횟수를 축소하거나 작은 선박으로 교체해서 운항하는 등 제한적인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어갔다.
러시아 제재의 효과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4월 한러항로 수출 물동량은 3월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4월 부산항에서 극동 러시아 항만으로 수출된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1만1200개로 전월, 전년과 비교해 각각 49% 58% 빠져나갔다. 주 평균 2800TEU로,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물동량은 1100TEU, 보스토치니행은 1700TEU를 기록했다. 두 항만 모두 절반 가까이 물동량이 감소했다.
5월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5월 중순 현재 러시아로 향한 물동량은 주당 2400~2700TEU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러항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한 선사 관계자는 “한러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수출 품목들이 제한을 받으면서 물동량의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고, 유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서비스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은 4월 28일부터 러시아 선주가 보유한 선박, 러시아 기업이 운항하거나 관리하는 선박의 미국 입항을 금지했다. 영국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이번 조치로 인해 460척의 러시아 선박이 영향을 받게 됐다. 한러 수출항로는 불안감이 증대되면서 수출 컨테이너 운임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공표된 5월 운임은 TEU당 평균 4750달러로 하향 추세를 보였다.
한편 서방 국가들의 제재와는 별도로 러시아의 북극항로 개발 프로젝트는 변함없이 추진될 예정이라고 코트라(KOTRA)는 밝혔다. 러시아 연방 에너지부는 북극항로의 연중 운항이 현실화되는 시점인 2024년부터 북극에 동북아 물류 허브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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