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2030년까지 3자물류기업(3PL)의 시장점유율이 1% 수준에 머물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이세용 아서디리틀(ADL) 부사장은 11일 열린 삼성SDS 첼로스퀘어 콘퍼런스에서 “디지털 사업자들이 기존의 전통 물류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이라며 “특화된 물류솔루션과 자동화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물류)시장의 헤게모니를 잡아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사인 ADL은 2030년 3PL을 대체할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사업자들의 강세를 전망했다. 현재 물류시장에서 3PL의 시장점유율은 25% 수준에 이르나, 2030년 1%까지 후퇴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들은 최대 93%까지 점유하며 올해보다 약 20%p(포인트)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사장은 “향후 2025년까지 물류시장에서 디지털 플랫폼 사업 모델들은 서비스 제공자를 중심으로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 40조~50조에 불과한 디지털 물류 시장의 규모는 연 300조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기존의 물류시장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부사장은 “전통 물류기업들은 기존의 사업 모델을 가지고 디지털 기업들과 대항하기 위해선 본인들의 사업 형태와 유형에 따라 어떤 식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이후엔 어떤 식으로 진화해 나갈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디지털 사업자 중 퍼스트플레이어(퓨어플레이어)들이 물류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사장은 디지털 사업자를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눠 설명했다.
처음부터 물류시장에 디지털 사업모델이나 기술을 가지고 진입한 퍼스트플레이어와 기존의 물류사업을 영위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디지털화하기 시작한 세컨드플레이어(전통물류기업)다.
이 부사장은 “퓨어플레이어의 시장규모가 20조 미만에 불과하지만 2025~2026년까지 시장규모가 60조~70조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연평균 30% 수준의 시장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시장을 잠식할 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사업과 서비스 영역에서도 장기적으로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부사장은 “디지털사업자는 API 기반의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했고, 기존에 예측 불가능했던 케퍼(수용능력)에 대한 정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선사들의 선복 확보에서도 우선순위를 점할 것”이라며 “디지털 플랫폼의 출현으로 기존의 전통 물류 시장에서 소외됐던 중소기업(SME) 고객이 중심이 된 업무 설계와 서비스를 통해 시장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협업으로 공급망 위기 극복해야”
기업 간 디지털 협업으로 물류공급망 위기를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민순홍 한국로지스틱스학회 회장은 “넥스트 노멀 시대에 공급망 위기 해법으로 xRP(extended ERP) 기반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등 적극적 물류 디지털화를 통한 공급망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기존의 공급망 인프라에 불확실성이 발생하면 언제든 신속히 재편할 수 있어야 한다”며 “회복탄력성(Resilient), 예측가능성(Predictive), 보안성(Secure), 지속가능성(Sustainble)을 내포한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DT에 대해선 “디지털 테크놀로지(기술)보단 디지털 기반 협업으로의 변환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디지털 협업은 플랫폼 사업자 또는 힘있는 몇몇 기업이 주도하는 게 아니라 플랫폼의 모든 파트너들이 참여하는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의 구축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는 여러 기업 간의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다양한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어 그만큼 공급망 관리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글로벌 대기업이 주도하는 디지털 플랫폼도 결국엔 수요예측모델링에서 실측값이 아닌 프록시(Proxy)값을 사용하는 미완성된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란 입장이다.
민 교수에 따르면 오늘날 공급망 관리의 기반이 되는 정보 가치가 하락하면서 계속된 수요 예측 실패로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켰다. 이는 결국 글로벌 기업들의 기존 공급망 위험회피 전략인 재고 기능의 상실을 초래했고, 재고 최소화는 가격경쟁력 기반의 경쟁우위를 유발해 더욱 복잡한 공급망 구조를 만들었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선 이러한 요인은 불확실성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민 회장은 “SCM은 프록시값 기반이 아니라 실측값으로 공급망 활동을 모두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견·중소기업들도 디지털 플랫폼에 참여하여 공급망 관리에 있어 다양한 정보 수집과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 회장은 “현재 중소기업들은 IT나 SCM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러 파트너사, 교육기관과의 적극적인 협업으로 인재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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