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봉쇄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유럽항로 운임이 12주 연속 하락했다. 중국 최대 경제도시의 봉쇄가 수요 약세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선사들의 화물 집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임이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초 8000달러에 육박했던 운임은 매주 하락세를 거듭하다 최근 6000달러선까지 내려앉았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4월15일자 상하이발 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086달러를 기록, 전월 6797달러에서 10.5% 떨어졌다. 한 달 새 운임이 700달러 이상 하락했다.
지중해도 TEU당 7035달러에서 4.2% 하락한 6738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1년 전 4187달러 4239달러와 비교하면 45.3% 58.9% 각각 상승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한국발 네덜란드 로테르담행 공표 운임은 4월 현재 TEU당 6250달러로 전달 8500~1만1800달러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중국의 대규모 봉쇄로 공장들이 조업을 멈추자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수요 약세가 표면화되자 선사들은 다른 지역에서 화물적재율(소석률) 제고를 꾀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대부분 선사가 5월 운임인상(GRI)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수요 약세로 4월에 이어 5월에도 취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도 수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 주요 항만에서는 러시아행 컨테이너 박스의 장기 체류가 표면화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인력 이탈에 따른 트럭 운전수 부족이 심화되는 중이다. 전쟁 여파로 강세를 보이는 브렌트유는 배럴당 140달러에 도달하며 201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경우 올해 유로존 성장률은 최대 3%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밖에 인플레이션, 유가 상승 등 대외 경제 악재들도 수요 약화를 유발하며 운임 약세에 불을 지피고 있다.
물동량은 새해부터 호조를 보였다. 영국 컨테이너트레이드스터티스틱스(CTS)에 따르면 올해 1월 아시아 16개국발 유럽 53개행(유럽 수출항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4.4% 증가한 155만2500TEU를 기록했다. 1월 물동량이 증가세를 띤 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선적지역별로 보면, 중화권이 4.1% 증가한 119만600TEU,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의 동북아시아는 4.5% 증가한 15만4600TEU, 동남아시아는 6.1% 증가한 20만7200TEU로 각각 나타났다. 유럽발 아시아행(유럽수입항로) 물동량은 10% 감소한 55만4000TEU에 그쳤다.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연속 감소세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