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해운 호황기가 지속되면서 한러항로의 물동량은 폭증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감소 추세를 보였던 한러항로 수출 물동량은 8월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7월 중순 보스토치니항의 갠트리크레인(STS)이 고장나면서 하역 처리 능력이 뚝 떨어져 기항에 어려움을 겪게 된 선사들은 수출 쿼터제를 실시함에 따라 물동량은 뒷걸음질 쳤다. 현재 보스토치니항의 운영이 정상화되지 않았지만, 하역 장비 일부가 재가동되면서 물동량이 크게 늘었다.
8월 한러 수출항로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3만2400개를 실어날라 전월보다 40%나 늘어났다. 주 평균 8100TEU로, 보스토치니행과 블라디보스토크행 화물은 각각 4500TEU, 3600TEU로 집계됐다. 보스토치니로 향한 물동량은 2400TEU를 기록했던 7월과 비교해 87.5%나 늘었고, 블라디보스토크항은 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동러시아를 오간 수출 화물은 지난 5월 3만800TEU을 기록한 이후 세 달만에 반등하며 최고치를 써내려갔다.
한러항로를 기항하고 있는 한 선사는 “보스토치니항의 체선 현상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그동안 밀렸던 물동량을 처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면서 “여전히 스케줄 지연은 극심해 평균 지연일이 14일 수준으로 나아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한 물동량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지만, 화물 처리의 한계로 인해 혼잡도는 가중되고 있다.
극동 러시아 항만을 서비스하고 있는 선사들은 8월 중순 이후 항만혼잡료(PCS), 성수기 할증료(PSS) 등을 적용시키며 한러항로 수출 컨테이너 운임 상승은 계속됐다. 9월 중순 기준으로 운임은 TEU당 평균 3650달러로 전달의 3500달러보다 4.3% 올랐다. 일부 화물에는 프리미엄이 형성되며 5000달러 가까이 부과됐다. 한편 프랑스 선사 CMA CGM은 내년 2월1일까지 현물수송시장의 컨테이너 운임의 인상을 중단한다고 발표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9월초 진행된 제6회 동방경제포럼에서 러시아 페스코와 아랍에미리트 항만운영사 DP월드가 블라디보스토크항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본격적으로 북극해항로를 경유한 대서양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러시아 알렉세이 체쿤코프 극동북극개발부 장관은 극동 지역의 포디야폴스키 항만 개발사업에 우리나라에 적극적인 협력을 표명함에 따라 향후 한러항로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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