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 러시아 항만 기항에 차질을 빚으면서 한러항로를 서비스하는 선사들은 타격을 받았다.
7월 둘째 주부터 보스토치니항에서 갠트리크레인(STS)이 5대 중 3대나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적체 현상이 심각해졌다. 보스토치니항이 4월부터 항만 혼잡이 개선되면서 스케줄이 비교적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번 장비 고장으로 인해 선사들은 스킵(건너뛰기) 등 운항 스케줄을 변경하고 있다.
또 선복이 인근 항만으로 몰리면서,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도 대기 시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A선사 관계자는 “크레인이 언제 정상적으로 작동될지 알 수 없고, 정상화 된 이후에도 밀린 물량이 산적해있어 물류대란은 장기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한러 수출항로 물동량은 20피트 컨테이너(TEU) 3만개를 실어날라 전월보다 2.6% 줄었다. 주 평균 7500TEU로, 블라디보스토크행과 보스토치니행 화물은 각각 4000TEU, 3500TEU로 집계됐다.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한 물동량은 2500TEU를 기록했던 전달보다 48%나 늘어난 반면, 보스토치니항은 5월 5200TEU와 비교해 33% 감소해 상반된 모습을 나타냈다. B선사 측은 “7월 한러항로 물동량은 보스토치니항 장비 고장으로 인해 6월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극동러시아로 향하는 물동량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이 한몫했다. 유럽항로의 해상운임이 크게 오르고, 선적이월(롤오버) 현상이 극심해지면서 TSR 우회가 빈번해졌다. 스노타이어 등 겨울용 계절성 화물이 집중됐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소재한 현대차 공장에서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자동차부품 등 물량이 크게 늘어난 점도 시황을 견인했다.
한러항로 수출 컨테이너 운임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7월 중순 기준으로 TEU당 약 3200달러로 전달보다 28% 올랐다. 성수기할증료(PSS)를 부과한 선사들도 있고, 일부 화물에 대해서는 프리미엄이 형성되며 3500달러 이상을 부과하기도 했다. HMM은 이달에도 우리 기업들의 원활한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임시선박을 투입했다.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 대규모 산단을 조성해 우리나라 기업 진출을 지원한다. 한러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경협산단은 50만㎡의 산업단지를 조성하며, 2023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향후 한러항로는 더욱 활발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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