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물동량이 새해 들어서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요 성장으로 운임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1월 한중 양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8만6100TEU를 기록, 1년 전의 24만2000TEU에서 18.2% 성장했다. 지난해 4% 증가하는 견실한 수송실적에도 12월 한 달 4% 감소한 29만2700TEU에 그쳐 새해 첫 달 실적에 관심이 쏠렸던 상황에서 두 자릿수의 성장곡선을 그렸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수출입화물 모두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수출물동량은 지난해 7만4100TEU에서 올해 9만5300TEU로 28.6% 급증했고 수입물동량은 지난해 15만2700TEU에서 올해 17만3400TEU로 13.6% 성장했다.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14.2% 늘어난 1만7200TEU로 집계됐다.
중국 항구별로 보면, 주요 지역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일궜다. 상하이와 닝보가 각각 15% 늘어난 7만8500TEU 2만7000TEU, 칭다오가 20% 늘어난 4만4700TEU, 톈진(신강)이 14.7% 늘어난 3만3100TEU를 각각 신고했다. 반면 다롄은 15% 감소한 1만3300TEU에 그쳤다.
수출항로 주력화물 합성수지(레진)는 지난달 감소세를 띤 반면 자동차제품은 모처럼 성장세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한 달 중국으로 수출된 석유화학제품은 48만1000t으로, 지난해 같은 달 52만3000t에 견줘 8%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합성수지는 2% 감소한 39만1000t에 그쳤다. 중국의 경기 회복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레진 수출은 12%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해의 높은 수입 증가 때문인지 새해 첫 달 성적은 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비교해 중국으로의 수송장비 수출은 64% 늘어난 3만4000t을 기록했다. 자동차가 38% 늘어난 164t, 선박이 5배 늘어난 1만1800t이었다. 선사 관계자는 “지난해 강세를 보여줬던 레진화물은 보합세를 띤 반면 자동차 관련 화물이 많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운임은 수입항로에서 큰 폭으로 인상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2월23일자 상하이발 부산행 평균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 323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의 203달러에 비해 59% 급등했다.
수입항로 운임은 지난해 3분기 110달러 후반대까지 떨어졌다가 시나브로 상승해 지난해 12월, 2년 반 만에 200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이 달 들어 300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한중 구간에서 수입항로 운임이 300달러를 넘어선 건 운임 조사를 시작한 200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한국발 운임은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부산-상하이 간 수출 운임은 1달러 수준이다. 다만 SM상선이나 덴마크 머스크 등은 해당항로에서 각각 600달러 400달러를 신고해 눈길을 끈다. HMM과 대만 TS라인 등은 50달러를 제시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수출항로는 공컨테이너 재배치 개념이 강해 운임이 올라가기 힘든 구조”라며 “올 한 해 기본운임을 받지 않으면서 터미널조작료(THC) 같은 부대운임을 할인해주는 마이너스운임을 시장에서 퇴출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중항로에선 최근 선박 지연 운항이 심해져 선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선사들은 중국 닝보 등에선 코로나 검사로 하역이나 항만 작업이 일반적으로 3~4일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선사 관계자는 “선박이 한 주 늦게 도착하는 슬라이딩이나 아예 한 항차를 건너뛰는 스킵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화주들에게 정확한 스케줄을 공지하기도 힘들어 배가 늦어지면 늦어지는 대로 운항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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