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운송된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에도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특히 4분기엔 20%를 웃도는 폭증세를 거뒀다.
미국 해운조사기관인 JOC피어스에 따르면 2020년 아시아 18개국발 미국행(북미수출항로) 컨테이너물동량은 1833만2300TEU로, 1년 전 1764만3900TEU에 견줘 3.9% 증가했다. 지난해 북미항로 물동량은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상반기 물동량은 코로나 감염 확산으로 9.4% 감소한 767만2100TEU에 그쳤지만 하반기엔 16.2% 늘어난 1066만200TEU를 기록했다.
하반기 물동량이 1000만TEU를 넘어선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월간 실적에선 8월부터 12월까지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냈다. 특히 11월과 12월엔 각각 27%에 이르는 높은 성장 폭을 보여줬다.
가구 수출 두자릿수 성장
지난해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품목 1위는 가구다. 2019년의 266만3900TEU에서 13.1% 성장한 301만3200TEU를 달성, 사상 처음으로 300만TEU 고지를 넘어섰다. 2위 섬유제품은 2.9% 늘어난 208만5900TEU, 3위 일반전기제품은 29.4% 늘어난 156만1600TEU, 4위 바닥재·블라인드 등 플라스틱제품은 3.8% 늘어난 86만5600TEU를 각각 기록했다.
이 밖에 8위 타이어·튜브는 1.5% 늘어난 53만9200TEU, 9위 TV 등 영상음향기기는 12.8% 늘어난 57만6200TEU, 10위 건축공구는 4.5% 늘어난 50만6200TEU였다. 품목 순위 19번째인 스포츠레저용품과 악기는 38% 늘어난 34만7000TEU를 기록,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5위 장난감은 2.8% 감소한 59만9600TEU, 6위 신발류는 14.1% 감소한 46만7500TEU, 7위 자동차 부품은 25.1% 감소한 40만7000TEU에 각각 그쳤다.
국가별로 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95만9500TEU를 미국으로 수출해 1년 전의 91만2500TEU에서 5% 성장하는 성적을 냈다. 우리나라도 상반기와 하반기 성장률이 큰 차이를 보인다. 상반기엔 0.6% 성장한 45만4900TEU, 하반기엔 9.6% 성장한 50만4600TEU였다. 특히 4분기엔 22% 늘어난 28만1500TEU로, 2010년 이후 10년 만에 분기 성장률 20% 선을 돌파했다.
아울러 12월엔 33.9% 늘어난 9만7300TEU로, 10년 만에 30% 성장률을 재연하며 사상 최고기록을 달성했다. 2010년 달성한 30~40%대 성장률은 2009년 물동량이 미국발 금융위기로 급감해서 나타난 반사효과였지만 2020년엔 순수 수요 성장으로 고공 성장률을 일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위 중국은 2.4% 늘어난 1080만6600TEU, 2위 베트남은 24.8% 늘어난 198만5400TEU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은 상반기에 15.7%의 감소세를 보였다가 하반기에 19.3%의 고성장하는 반전을 시현했다. 8월 이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했으며 특히 11월과 12월엔 30%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벌였다. 그 결과 4분기 성장률은 29.5%에 이른다.
베트남은 1분기 31%, 3분기 29%, 4분기 33% 등 2분기를 제외하고 지난해 내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과시했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2분기에도 5월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이 밖에 태국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싱가포르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다. 반면 인도 일본 홍콩 필리핀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마카오 등은 마이너스 성장했다. 특히 일본과 홍콩 필리핀 스리랑카 등은 감소율이 -10~-25%에 이르는 부진을 보였다.
미동안 운임 마지막 두달 5000弗 돌파
운임도 물동량과 마찬가지로 상반기엔 하락세를 띠었다가 하반기에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드류리에 따르면 지난해 상하이-로스앤젤레스(LA) 구간 평균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873달러를 기록, 1년 전의 1848달러에서 55% 인상됐다. 상반기엔 2019년 1922달러에서 2020년 1920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하반기엔 1773달러에서 3825달러로 2배(116%) 치솟았다.
상하이-뉴욕항로 연평균 운임은 3751달러로, 1년 전의 2928달러에서 28% 상승했다. 미동안항로 운임 역시 상반기에 3025달러에서 2978달러로 1.5% 하락했다가 하반기엔 2832달러에서 4523달러로 60% 급등했다. 특히 11월과 12월 평균운임은 5000달러를 찍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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