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2-16 17:50

<特別企劃> 세계일류를 향해 뛴다 ②㈜사라콤

(부산=연합뉴스)김상현기자 = 부산시 영도구에 있는 한 조선소에서 20피트 컨테이너 6천500개를 한꺼번에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박 건조가 한창 진행 중이다.
배 값만 6천500만달러에 달하는 이 선박에는 무려 3천600여만 달러 어치의 각종기자재와 장비가 탑재되지만 이들 중 `Made In Korea'는 일부러 찾으려 해도 찾기 힘들만큼 외국제품 일색이다.
지난 99년과 지난해 각각 1천184만t과 1천900만t의 선박을 수주받아 2년연속 세계 1위의 수주량을 자랑하고 있는 `조선한국'의 위상과는 너무 동떨어진 분야가 선박기자재와 장비분야다.
이처럼 선박기자재 분야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30여년이 넘도록 선박항해.통신기술개발의 외길을 걸어오면서 장비 국산화에 성공하고 세계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 있다.
부산시 영도구에 위치한 ㈜사라콤(www.saracom.net)은 선박용 무선통신장비와 항해장비 분야에서 국내 최고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토종 벤처기업이다.
지난 71년 선박장비 수리업체인 삼양무선공업㈜으로 설립된 사라콤은 80년대 초부터 선박 자동화 장비와 각종 통신장비 분야 기술개발에 눈을 돌리게 된다.
사라콤은 선박장비 수리를 통해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당시만 해도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선박항해.통신장비 기술개발에 나서 선박음향신호기와 자동조타장치 등 크고 작은 선박장비 국산화에 성공하게 된다.
사라콤이란 이름이 세계시장에서 주목받게 된 계기는 대기업에서 국책사업으로 개발을 시도하다가 중단한 선박의 국제조난안전시스템(GMDSS)장비 개발을 지난 98년 국내 처음으로 성공하면서부터.GMDSS(Giobal Maritime Distress Safety System)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항해 중 인 선박의 위치와 상태를 전달해주는 시스템 장비로 해상통신 분야에서 국내 처음으로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킨 제품이다.
위성통신을 담당하는 INMARSAT-C단말기를 포함한 지상파 통신장비 등 모두 7종으로 구성된 된 GMDSS는 지난 98년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연간 150억원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두고 있다.
사라콤은 GMDSS 장비 국산화 2년만에 생산량의 65%를 선박통신 강국인 러시아에 역수출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일본의 JRC사와 덴마크의 SAILOR사 등과 함께 사라콤을 세계4대 해상통신항해장비 제조업체로 인증받게 된다.
지난 85년 국산화에 성공한 선박용 음향신호기도 사라콤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또다른 작품.
항구의 정취를 물씬 풍기게 하는 뱃고동 소리. 이 소리를 내는 선박용 음향신호기는 간단한 원리같아 보이지만 음향기술면 에서는 최고의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생산가능한 첨단제품이다.
선박용 음향신호기의 핵심기술은 일정한 소리의 힘으로 다양한 소리압을 낼 수 있어야 하는 것으로 사라콤도 일정한 소리의 힘에서 130-143㏈까지 다양한 소리를 내는 공명점을 찾기 위해 각 ㏈마다 수십, 수백 차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이같은 산고끝에 탄생된 선박용 음향신호기는 현재 세계 1위의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는 국내 조선소에 90% 이상 납품되고 있으며 해외시장에서도 10년 이상 호평을 받고 있다.
사라콤은 또 해상의 통신장비에서 축적한 기술을 활용, 디지털TV 방송장비 분야에 진출해 디지털 방송을 위한 방송국용 송신기 및 중계기 개발에 성공, 올 상반기 중 지역민방인 부산방송(PSB)과 시험방송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사라콤은 올해 매출액을 300억원으로 늘려 잡고 있으며 비전2005라는 장기경영계획을 수립해 2005년까지 매출 1천20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임건 사라콤사장은 "지난 30여년간 해상통신 및 항해장비 개발에만 주력해 온 것이 사라콤의 최대 강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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