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상선이 통합법인 지분을 대부분 인수하는 방식으로 컨테이너선 통합이 마무리된다.
6일 관련업계와 해양수산부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흥아해운 측에 분할법인인 흥아해운컨테이너(주) 지분 인수 대금 360억원을 완납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은 자율적 통합을 위해 올해 4월11일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나흘 후부터 전산시스템 협력운영에 들어가는 등 통합 준비작업을 진행해 왔다.
마무리 단계로 흥아해운은 지난달 13일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컨테이너선사업을 물적 분할하는 한편 이튿날 장금상선에 분할회사인 흥아해운컨테이너 지분 9만주(90%)를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 장금상선은 이달 2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컨테이너부문 결합 승인을 받은 뒤 이날 인수 대금을 완납했다.
이로써 흥아해운컨테이너의 모회사는 흥아해운(잔존법인)에서 장금상선으로 변경됐다.
이와 별도로 장금상선은 현물 출자 방식으로 흥아해운컨테이너주식회사에 4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동남아항로 운항 선박 포함 총 5척을 출자해 통합법인의 신주 800만주를 인수하게 된다. 선박 가격은 감정평가 결과 800억원으로 책정됐으며 선박금융부채 400억원을 뺀 나머지가 유상증자 금액으로 잡혔다.
흥아해운컨테이너 지분 인수가 채무 상환이 목적이라면 신주 발행은 본질적인 통합 절차로 평가된다. 지난 4일 법원에 현물출자를 위한 등기신청을 한 데 이어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얻었다.
장금상선은 오는 20일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는 한편 경영진을 꾸려 통합법인 '흥아라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법인의 자본금은 405억원으로, 장금상선에서 지분 99.88%를 보유하게 된다.
장금상선은 추가 현금 출자를 통해 통합법인의 자본금을 1000억원까지 증자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흥아해운이 소유주식 1만주를 처분하지 않을 경우 장금상선의 지분율은 99.95%로 늘어난다.
해양진흥공사는 단기 채무상환, 연료비·인건비 등 자금소요에 대한 회계법인의 실사결과를 반영해 통합법인에 최대 2000억원을 회사채 인수 방식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앞서 해양진흥공사에서 인수한 흥아해운 회사채 400억원은 분할법인 매각대금과 장금상선에서 차입한 40억원을 더해 전액 상환됐다. 정부와 공사는 앞으로도 다른 선사가 자율적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경우 동일한 기준에 따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대로 신설 통합법인과 장금상선의 남은 한일한중항로 컨테이너부문이 내년 말 2단계 통합을 마치면 선복량 약 9만TEU로 국내 3위, 세계 19위의 중형 컨테이너선사로 도약할 전망이다.
흥아해운은 컨테이너선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예정이다. 태국법인과 중국 상하이법인을 100억원에 장금상선에 매각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흥아해운 측은 “케미컬탱크선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컨테이너선사업에서 철수할 계획”이라며 “컨테이너선사업과 관련한 해외 네트워크도 모두 장금상선에 넘기게 된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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