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적 여건과 통화정책 기조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먼저, 최근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 제조업 출하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재고 증가율은 2% 초반 수준을 유지하면서 경기 상승 국면에 있다. 미국 제조업의 출하 증가율이 2016년 12월 이후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2017년 7월 현재 4.8%를 기록하고 있다. 둘째, 미국의 노동시장은 완전고용 수준에 가까운 상황이다. 2017년 9월 실업률은 4.2%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2009년 10월 10.0% 보다 5.8%p 하락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자연 실업률 수준을 하회하면서 견고한 고용시장 회복세를 이어 가고 있다. 셋째, 최근 허리케인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양호한 소비 및 경제심리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8월중 소비지출이 전월대비 0.1% 감소했지만, 허리케인에 따른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을 감안하면, 견조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9월중 소비자신뢰지수(Conference Board)도 119.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경기의 뚜렷한 경기 회복세는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로 연결된다. 연준은 통화정책을 운영하는데 있어 기준금리 인상과 보유자산축소의 두 가지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 정책과 함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실시해 왔다. 2015년 말 이후부터는 정책금리를 4차례 인상하는 등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시행해 왔다. 2013년 12월부터 매입자산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면서 2014년 10월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했고,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예고 등을 통해 미국은 통화정책의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
미 연준은 9월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의 현 수준(1.0~1.25%)을 유지하고, 10월부터 보유자산을 축소하며, 연중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FOMC위원들의 금리전망(중간값 기준)을 보면, 16명의 위원 중 11명이 2017년 12월 추가 1회 인상을 전망했고, 1명은 2회 인상, 4명은 동결을 예상했다. 2018년 전망치는 2.125%(3회 인상)로 기존과 동일하다. 2019년 및 장기전망치는 기존 6월 전망대비 각각 0.25%p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대부분의 투자은행들도 연준이 정책금리를 2017년 추가 1회 및 2018년 2~3회 가량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2019년까지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통화정책을 정상화해 나갈 여건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201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에서 2.4%로 상향조정하고, 2019년도 1.9%에서 2.0%로 상향조정 했다. 이렇게, 기준금리 인상 및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시점에서 주요 선진국들 및 국내 통화정책 방향을 모니터링하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
미국에 이어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2016년 2.5%에서 2017년 3.1%, 2018년 3.3% 등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가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는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긴축 효과를 발휘해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시장금리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잇따른 ‘돈줄 죄기’ 행보는 여전히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는 9월 통화정책회의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안정시키기 위해 수개월 내로 일부 금리 조정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영국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도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매월 600억 유로의 채권 매입을 중단할 계획을 제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경제 파급영향과 대응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서 긴축기조로 전환하고 있어,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3년 자산 매입 규모를 서서히 줄이는 테이퍼링을 했을 때 세계 금융시장은 발작적 반응을 보였고, 신흥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됐다.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한 위원은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더불어 우리도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 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내외금리 차가 확대되면 문제가 있으니까 그것이 통화정책 고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 정상화가 당장 선진국 경제를 위축시킬 정도로 강도 높게 진행되지는 않으며, 신흥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을 촉발할 가능성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적으로 통화정책 기조가 변화되는 시점에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연준의 자산 축소는 과거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파급영향을 예측하기 어렵고, 미국의 통화 정책 정상화 시기는 미국 경제 회복 속도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정책을 조율하고 주도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 기능을 확립해 지속적인 경기 대책과 중장기적 사이클 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 및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위기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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