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경기평택항만공사 전략기획팀장
(고려대 언론학석사 / 전 경향신문·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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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었다.
바다의 날은 해양국가로서 국제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고 바다 및 해양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올해로 21번째를 맞았다. 바다와 해양환경의 중요성을 널리널리 알리기 위해 이와 관련 전국에서 다양한 크고 작은 행사들이 열렸다. 필자는 바다의 날을 맞아 평택항을 복기해 보려 한다.
바둑에서 한번 두고 난 바둑의 판국, 그 경과를 검토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그 순서대로 벌여 놓는 것을 복기(復棋)라 한다. 한·중FTA(자유무역협정)와 한·베트남FTA 시대 서해항만간 대국을 펼치고 있다. 평택항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1·3·4·5’다.
이 수치는 평택항의 성적표를 말하고 있다. 1은 국내 전국 31개 무역항 중 자동차 수출입 처리 6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음이요, 3은 여객수송실적 3위, 4는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 4위, 5는 전국 항만 중 총 물동량 처리 5위를 기록하고 있음을 뜻한다.
종합적으로 볼 때 경기도 유일의 국제 무역항인 평택항은 고만고만한 항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특히 자동차 처리는 국내 1위이자 세계 3위에 달한다. 지난해 150만3천대를 처리했다. 지난 2011년부터 100만대를 뛰어 넘으며 타 항만간 격차를 저 만큼 앞서나가고 있다.
허나 6년 연속 달리고 있는 연승 행진은 언제까지 가능할까? 멈춰서지 않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이러한 부분에 대한 밀도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바다 및 해양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제정한 바다의 날. 경기도가 가진 유일한 무역항에 대한 활용 극대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 개발·운영 통한 지역경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깊은 고민이 요구된다.
올해로 평택항은 개항 30년을 맞았다. 꽃게잡이 어선이 드나들던 포구에서 위 열거한 성적표처럼 명실상부 대한민국 자동차 물류 메카로, 대중(對中) 무역관문으로 발돋움했다.
개항 30주년을 맞아 지난 5월3일 열린 한-중-베트남 FTA와 서해안시대 글로벌 평택항 세미나와 지난 5월30일 열린 평택항 개항 30년 평가와 미래 30년 전망 지역포럼 등을 통해 평택항의 현재와 미래를 돌아보고 전망하는 자리가 마련된 바 있다. 이런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해양수산부의 올해 주요 업무계획 중 ‘바다와 연안에서 경제활력과 일자리 창출’을 살펴보면 항만별 특화발전 추진으로 물류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정책 기조가 명시되어 있다. 부산항을 세계 제2대 환적거점항으로, 광양항은 국내 최대 산업지원 항만으로, 인천항은 신항개발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여객운송시설을 확충, 울산항은 유류중심기지화 사업 본격 추진으로 항만별 특화개발 방향이 명확성을 띄고 있다. 허나 평택항은 어떤 명확성을 보이고 있는가?
평택항의 대표성은 ‘자동차’다. 자동차 클러스터 구축에 대한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연승 행진을 멈추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은? 물동량에 고부가가치를 더하자는 얘기다. 차량물류센터(VDC) 및 부품물류센터(RDC), 자동차테마파크 등 차량 물류업무 효율성 증대와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사람이 모이는 환경을 조성해 산업과 상업이 융복합된 경기도 평택항으로 빛나는 내일을 만날 수 있다.
바둑에서 ‘덤’은 집을 계산 시 백(白)을 잡은 사람에게 더해주는 집 또는 그러한 규칙을 말한다. 먼저 두는 흑돌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둔 백돌에게 일종의 보상을 해주는 규칙이다. 계가(計家)할 때 백에 집을 더 주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바둑에서 덤은 6집반이다.
평택항은 1986년 개항해 30년을 맞았다. 오늘날 눈부신 발전을 보이며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평택항의 내일은 미래는 마냥 장밋빛일까? 평택항은 백돌이다. 주요 항만 중 가장 젊은 항만이요, 후발주자다. 그럼에도 최단기간 내 총 물동량 1억t을 돌파했다. 덤도 없이 말이다. 이제 더 빛나는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덤이 필요하다. 결국 6집반은 지역시민과 이해관계자들의 평택항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 관심이겠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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