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경기평택항만공사 전략기획팀장
(고려대 언론학석사 / 전 경향신문·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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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가지고 단순하게 살수록 삶은 더 풍요롭다.”
몸을 편안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에 앞서 양적으로만 풍족한 삶을 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 그렇다면 낭비적 소비형태를 바꿔야 한다. 자신을 돌보고 나아가 공유하는 삶으로의 전환을 가져야 한다. 몸이 아닌 정신을 가꾸는 데 더 집중하고 시간을 더 쓰는 것이 몸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즉 버리면 삶이 단순해질 수 있다.
필자는 2012년 프랑스 수필가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를 접하면서 심플한 삶으로의 실천을 위해 한발 한발 내딛고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더 많은 것을 갖고자 꿈틀거리는 탐욕과의 상시 견제와 현대소비사회에 살고 있는 시대가치에 부응하고자 분에 넘치는 소비도 해줘야 하니 말이다. 나름 아랑곳 하지 않으려 발버둥치며 억제하고 있다. 고만고만한 수많은 가짓수 대신 좋은 하나를 택하는 소비형태로 바꾸면서 말이다. 이 모든 유혹의 덫에 경계하는 상태를 유지하고 간혹 해이해질 수 있는 정신의 끈을 팽팽히 다 잡아가면서 말이다.
이러한 삶의 전환으로 심플한 방법은 무엇일까? 소유하는 삶에서 공유하는 삶으로 전환하면 된다. 그렇다면 심플한 삶이란 무엇일까? 도미니크 로로는 적게 소유하는 대신 사물의 본질과 핵심으로 통하는 것을 심플한 삶이라 말하고 있다. 필자는 단순하게 살수록 삶은 더 풍부해진다고 믿는다. 왜 그리 많은 사람이 그렇게 물건에 소유·집착하는 것일까? 쌓아두면 둘수록 소유한 모든 것들의 무게에 짓눌린 삶을 살게 되는데 말이다. 묻고 싶다. 당신은 필요해서 활발히 쓰고 있는가? 아님 가지고 있기에 쓰고 있는가?
대개는 물건을 버리면 낭비라 여긴다. “멀쩡한 것을 왜 버리냐”하며 말이다. 중요한 것은 ‘쓸모가 있는가’라는 점이다. 쓸모가 없는데 가지고만 있다면 당신은 낭비하고 있다. 쓸모가 없는 물건은 나눠 써야 한다.
자신의 방을 돌아보자. 숨 쉴 공간이 있는지 말이다. 정신을 풍성하게 가꾸는데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의 여유를 갖고 있는가 아님 이러한 공간마저도 물건으로 채우느라 공간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필자는 심플한 삶을 실현하면서 쌓아두는 것에 대한 이별을 실천하면서 얼마나 홀가분한 느낌을 받는지 모른다. 버리는 것은 곧 나눠쓰는 것을 말한다. 필자가 말하는 버리자는 것은 나에게 쓸모없는 물건과의 이별과 공간을 나누고 공유할 때 누군가에게는 쓸모있는 가치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 마디로 ‘쌓아둔다’에서 ‘나눠쓴다’로의 전환. 이것이 공유가치에 핵심이다.
지적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버리자. 필요시설에 보내거나 아파트내 의류보관함에 내놓는 것도 공유가치 실현에 한 발 다가가는 행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경기도 공공기관 별로 주거, 복지, 기업,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공유적 시장경제 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경기평택항만공사는 이미 공유경제 가치를 실천한지 오래다.
2001년 설립된 경기평택항만공사는 공익성과 수익성을 같이 추구하는 공기업으로서 자립경영을 위해 경쟁력 있는 글로벌 복합물류단지 육성과 더불어 신사업(Biz)모델 구축 및 신시장 개척 등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가고 있다. 이와 함께 공기업으로서 지역사회와 연대를 강화하고 고객과 공유가치를 함께 창출해 나가는데 지향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유경제 혼합을 통한 평택항 물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사가 가진 유용한 자산을 고객과 공유하는 모델을 바탕으로 상생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도내 중소기업의 대중국 교역 수출확대를 위해 평택항 마린센터내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를 통해 주문에서 배송까지 원스톱 물류서비스를 제공해 물류비용 등 한계비용을 낮추는 평택항 O2O서비스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마린센터 내 사무실 공간을 활용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항만물류 스타트업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의료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이동진료와 저소득 가정 아동을 위한 무료영화 상영, 무료 결혼식, 항만투어 제공 등도 확대 추진해 나간다.
일부 ‘수익적 측면은 고려하지 않나’라는 의견에 대해 필자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영리를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민간기업과 공기업은 다르다. 민간기업도 이미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을 실현하기 위해 수익성과 공익성을 살펴나가고 있는데 더한 책임을 갖고 있는 공공기관은 보다 다양한 오픈 플랫폼을 제공하는 게 옳다. 공익성과 수익성을 균형있게 추구해 나가면서 말이다. 수익적 측면을 내려놓자는 것이 아니다. 분명한 기관 목적사업에 대한 수익적 모델은 펼쳐 나가되 공유 가능한 인프라를 제공해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영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기업의 생리로는 공유경제 가치를 실천하는데 한계가 있다. 아니 괴리가 있다.
공유가치·공유경제에 대한 분명한 개념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이 화두가 된지 이미 오래다. 너도나도 기업·기관별로 따라 하기에 급급했다. 이제는 공유가치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유경제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부분을 놓쳐서는 곤란하다. 지속성과 적합성(fit), 진정성이 탑재되었는지 말이다.
공유경제란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일종의 ‘협업소비(collaborative economy)’를 말하는데 자동차나 숙박, 사무실, 책, 가전제품, 정보, 지식 등 공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대상이며 서비스 신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효율적으로 유휴자원을 활용해 경제측면과 사회측면에서의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이를 나눠쓰는 개방형 비즈니스 모델을 일컫는다. 이 모든 것을 지향하며 실현시키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예산일까? 아니다. 바로 ‘신념’이다. ‘남이 하니 나도 한다’가 아닌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 성공적인 공유경제가치에 대한 신념이 있어야 보다 질서있는 아름다운 공유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 심플하게 사는 법은 버리면 더 풍부해지고 쌓아둠이 아닌 나눔으로의 전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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