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을 한 달 남겨 놓고 한중자유무역협정(FTA)이 국회에서 비준됐다. 국회는 지난달 30일 열린 본회의에서 한중FTA 비준 동의안을 재적의원 294명 중 265명이 출석한 가운데 찬성 196표, 반대 33표, 기권 36표로 가결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FTA 협상 타결, 올해 6월2일 서명에 이어 국회 비준동의까지 처리되면서 연내 발효를 위한 모든 절차가 마무리 됐다. 정부는 한중FTA가 연내 발효될 수 있도록 국내법령 정비, 중국과 발효일자 협의 및 외교공한 교환 등 필요한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대상국이다. FTA가 발효되면 관세철폐 효과로 우리나라의 중국 수입시장 점유율 1위 유지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는 한중 FTA를 통해 가장 폭넓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수출 분야로 소비재, 화학, 전자, 농식품 등을 꼽았다.
특히 전자는 대중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4.5%에 이르는 최대 수출품목이다. 대중 수입에서도 31.3%를 차지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추격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격차가 존재해 한중FTA로 수출 증대가 예상된다.
농식품은 한국은 고수준 보호로 수입 확대 가능성이 낮은 반면 중국은 수입 관세 개방 폭이 대체로 한국보다 높아 대중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아울러 자동차 분야는 완성차의 중국 현지생산체제가 구축돼 있으며, 양국 모두 승용차는 개방하지 않기로 해 큰 영향이 없겠지만 자동차부품 일부는 개방효과가 기대된다.
한중FTA로 해운물류산업도 큰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FTA로 양국의 교역물동량이 늘어날 경우 가장 큰 수혜를 얻는 산업인 까닭이다. 특히 서해안에 위치한 인천항과 평택당진항 등은 신규 물동량 창출의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중항로의 주력 항만인 중국 칭다오 웨이하이 상하이 다롄 톈진 등 5개 항만에서 발생한 수출입 물동량은 부산항 61만TEU, 인천항 43만TEU, 평택항 19만TEU, 광양항 14만TEU 순으로 처리됐다. 전체 처리 물량과 비교할 때 인천항과 평택항의 한중 교역 물동량 비중이 매우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인천항만공사와 경기평택항만공사 등은 한중FTA를 항만 도약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IPA는 지난 9월 관세사, 관세청, 한국무역협회 실무자로 구성된 한중FTA 워킹그룹을 발족해 활동에 들어갔다. 워킹그룹은 발족 이후 한중FTA 발효에 대비해 인천항의 수출입 유망품목과 수혜업종 현황 등을 파악하고 유망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배후단지 기업유치 및 물류 활성화에 필요한 지원방안 등을 모색해 왔다. 평택항도 강점인 자동차물류 확대를 비롯해 중국 산둥성 항만과의 제휴 강화, 평택항 배후단지 개발, 신규항로 유치 등 물동량 확대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
한편으로 한중FTA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선 수출입물류프로세스 정상화를 먼저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한중항로는 심각한 수급 불균형과 선사들의 경쟁 과열로 운임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등 비상식적인 불황을 노정 중이다. 한중 양국 정부는 긴급유가할증료(EBS) 공컨테이너재배치비용(CIC) 등 불필요한 부대할증료 폐지 및 기본운임 현실화, 운임공표제 도입 등 항로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한중FTA는 양국 재화의 자유로운 흐름을 유도해 교역을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대되는 교역물량을 원활히 처리하기 위해선 해운시장의 안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와 선사, 국제물류주선업계, 화주 등은 FTA 시대를 맞아 한중 구간의 수출입 공급망 적폐 해소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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