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적극적으로 항만을 개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부두운영사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컨테이너 항만하역시장에 대한 한국항만물류협회 이윤수 회장의 넋두리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한국항만물류협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국, 일본 항만과 대적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항만물류시장을 선진화해 국제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 경쟁력 제고와 더불어 더 나아가 적정 이윤확보를 통해 우리 기업이 해외항만에 재투자해야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주장이다. 그러기 위해선 컨테이너 하역료 인상은 필수불가피하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하역료 인상을 통해 부두운영사들이 이익을 실현해 하역장비 현대화 등 항만서비스의 질을 높여야한다는 것이다.
또 이 회장은 항만물동량은 미미한 증가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물동량 확보를 위한 항만하역업체간 과당경쟁으로 하역료 인하에 따른 국부유출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현재 부산신항에는 약 65%의 외국자본이 유입돼 있어 정부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려 굉장히 애석하다”며 “단속권이 없어 현재의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항만물류協, 정부와 함께 인가요금 준수에 앞장
이 회장은 항만물류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올해 핵심과제로 ▲컨테이너요금 인가제 전환 추진 ▲항만하역 표준계약서 제정 ▲항만하역사업 공정경쟁규약 ▲항만운송사업법 개정 업무 추진 ▲항만하역장비 현대화자금 지원사업 ▲일본·중국과 항만물류산업 교류협력 간담회 개최 등 6가지를 꼽았다. 특히 이 회장은 컨테이너와 벌크 하역시장의 안정화 뿐만 아니라 인가요금이 철저히 준수될 수 있도록 협회가 정부와 함께 지도·감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익이 있어야 운영사들도 R&D 질 향상과 하역장비 현대화를 꾀할 수 있지 않겠느냐. 적자가 계속된다면 하역서비스의 질적 향상은 생각도 할 수 없을 뿐 더러, 중국과 일본과의 경쟁력에서 뒤쳐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인가제가 아니고서는 추락하고 있는 하역료를 막을 방법이 없다.”
이 회장은 컨테이너 하역료 인가제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우리나라 항만시장의 수지개선과 항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하역료 인상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하역료 인상을 선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선사와 화주가 공존하는 것이 선진국의 하역시장이며, 하역료 인가제가 바람직하지 않은 제도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운영사들의 공동 도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점진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또 이 회장은 컨테이너 및 벌크하역요율이 인가되면 이에 대한 ‘보고 및 검사’가 법적근거를 갖게 됨에 따라 해양수산부의 철저한 법 집행이 이뤄지면 항만하역시장의 안정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돼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부두운영사들의 과당경쟁은 하역료 인하와 불공정한 거래질서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업체간 과당경쟁이 벌어지게 되면 일부 선·화주의 무리한 요구들로 인해 정부 인가요금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역계약이 이뤄지거나 거래조건이 불리하게 맺어질 수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를 위해 이 회장은 항만하역 표준계약서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와 함께 하역요금 준수 및 지급방법과 양 당사자간 준수해야할 의무사항을 명시해 항만하역계약을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 항만하역 표준계약서의 핵심이다. 협회는 해수부 주관 하에 산업통상자원부, 선·화주협회 등 관련기관의 협의를 올해 3월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모든 하역계약에 표준계약서가 사용될 수 있도록 내달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물량 유치보다는 서비스 질 향상에 힘써야”
“업체간 과당경쟁에 따른 음성적인 리베이트로 시장 건전성이 저해되고 이로 인한 혜택은 대부분 외국적 선사들에 돌아감으로써 국부유출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항만하역사업 공정경쟁 규약 제정도 내부질서 확립을 위해 시행돼야할 핵심과제로 꼽혔다.
이 회장은 리베이트 제공 및 요금인하 등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공정경쟁규약 제정을 준비 중이라며, 회원사들이 관행을 제대로 지켜야한다는 아젠다를 가지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계속적인 협의를 통해 공정경쟁규약 승인 요청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선사들은 비용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얼라이언스 체제를 개편하면서 굉장히 다이나믹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항만이 동북아 허브항으로서 기능을 유지하려면 항만운영의 서비스 질 향상이 매우 중요하다.” 이 밖에 이 회장은 항만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항만 서비스의 고도화를 주문했다. 물량 유치보다는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야 중국 항만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정부와 우리 항만물류업계가 함께 끊임없이 성장 모멘텀을 발굴하고 정책에 반영해 나감으로써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자고 밝혔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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