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26 15:54

추억의 명화/ 풍운(風雲)의 젠다성(城)

서대남과 함께하는 추억의 명화 산책

2010년 KSG(Korea Shipping Gazette) 편집위원 시절부터 시작하여 여섯해로 접어들면서 55번째 이 추억의 명화칼럼 연재물을 매달 써 오면서 이번처럼 어렵고 힘든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60년 전 쯤일까 언제 어디서 봤는지 조차 까마득하고 오로지 원명 ‘The Prisoner of Zenda(Le Prisonnier De Zenda)’와 ‘풍운(風雲)의 젠다성(城)’이란 제목으로 개봉되어 무척 감명 깊고 흥미롭게 보았단 생각과 그리고 ‘데보라 커(Deborah Kerr)와 ‘스튜어트 그랜저(Stewart Glanger), 그리고 ‘제임스 메이슨(James Mason)’ 등이 주역을 맡아 멋진 사랑과 숨막히는 칼싸움을 벌였던 장면이 이 영화에 대한 기억의 전부다. 그간 너무 멜로물만 써 온 같아 장르를 한번 바꿔 보잔 생각에서 옛 기억을 더듬어 이 영화를 쓰기로 마음은 굳혔으나 무엇보다 필자가 아마추어 입장에서 옛 영화 얘기를 쓴다는 게 부담스럽단 두려움 전에, 과거에 당해 영화를 본 사람들에겐 감명 깊던 추억의 장면을 재현시켜 옛 감흥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고 아예 이를 보지 못했던 분들에겐 오래된 영화 한 편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정성껏 제공한단 각오로 계속 써 왔으나 이 영화만은 욕심만 앞섰지 정확한 스토리 전개 자료를 충분히 정리하지 못 해 근 한달간을 고심하다가 원고 마감 데드라인을 앞두고 급기야 컴 자판을 두드려 원고를 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영국의 안소니 호프(Anthony Hope)의 원작을 1922년에 앨리스 테리(Alice Terry)와 라만 노바로(Raman Novarro)를 주연으로 첫 영상화 됐던 기록도 있지만 확실한 건 1937년에 ‘마음의 행로(Random Harvest)’의 주연 남우 ‘로널드 콜먼(Ronald Colman)’과 ‘매들린 캐롤(Madlin Carol)’이 주인공 역을 맡아 영화화 됐고 지금 필자가 이야기 하려는 작품은 1952년 MGM에 의해 제작되어 국내에선 1955년에 개봉된 영화로 당시 세계적 은막의 여왕 ‘데보라 커’와 영국의 전통 미남 ‘스튜어트 그랜저’, 그리고 당대의 대표적 성격배우 ‘제임스 메이슨’ 등이 주역을 맡은 작품이 바로 필자가 본 영화이다. 그리고 1979년에도 영상화 했단 기록이 있지만 논외로 한다.

영국 배우 일색에다가 미국땅 헐리우드에서 미국 감독 ‘리처드 소프(Richard Thorpe)’가 메가폰을 잡고 세계적 관심을 모으며 원작을 살려 작품과 흥행에 성공한 이 영화의 스토리는 휴양차 루리타니아로 놀러 온 영국인 친척 ‘루돌프 라센딜(스츄어트 그랜저 분 1인2역)’이 닮은 외모 때문에, 배다른 형이 보낸 약을 탄 포도주에 중독된 ‘루돌프 5세 왕자(스츄어트 그랜저 분)’를 대신해서 고육지책으로 대관식을 올린다. 

하지만 루돌프 왕자의 결혼 상대인 플라비아 공주(데보라 커 분)와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와 또 간사한 악당 미카엘 왕자(제임스 메이스 분)와 루퍼트 대공은 진짜 왕을 납치해서 왕좌를 빼앗으려 하고 라센딜은 그들과 멋진 칼싸움으로 한판 대결을 벌여 왕위를 지키는 흥미진진, 아슬아슬한 검술과 연정을 믹스한 고전 사극이다. 

19세기말 발칸반도의 소국 루리타니아라는 가상의 왕국에서는 대관식을 하루 앞둔 루돌프 5세는 자신과 너무나 닮은 친척 라센딜을 우연히 만나는 데서 부터 사건은 벌어지게 된다. 반가이 그를 데리고 자신의 오두막으로 데려가 술에 젖기 시작한 루돌프는 호시탐탐 왕권을 노리는 젠다성의 군주인 사악한 이복형 미카엘 왕자가 은밀히 가져다 놓은 약이 든 술을 들이키고 정신을 잃는다. 다급해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왕의 최측근 충복인 잡트 대령은 왕과 꼭 빼어 닮은 라센딜을 왕으로 분장시켜 감쪽같이 주위를 속이고 대관식에 나가게 한다. 루돌프왕이 납치되어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자 라센딜은 어쩔 수 없이 며칠간 왕 노릇을 연장하는 운명에 처하게 되고 한편으론 왕비가 될 여인 플라비아 공주를 자기도 모르게 사랑하는 모험을 감행하게 된다. 진짜 왕을 납치해간 교활한 악당 루퍼트 일당은 가짜 왕의 정체를 알고 있었고 라센딜은 나라를 걱정하는 충신들과 함게 힘을 합쳐서 진짜 왕을 구출하는 일대 모험을 벌인다. 제왕으로서 왕관을 쓰고 왕위에 올랐음을 백성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대관 의식은 너무나 똑 같은 얼굴 때문에 남들은 눈치 채지 못한 가운데 무사히 마쳤으나 라센딜은 자신도 모르게 왕의 약혼녀인 프라비아 공주에게 마음을 뺐기고 만 것. 오두막에서 약탄 술을 마시고 의식불명이 된 왕을 젠다성에 감금시키고 미카엘의 측근 헨자우는 왕의 몸값과 함께 미카엘의 연인 앙투아 네트를 차지하려는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미카엘을 사랑하는 앙투아네트는 은밀히 라센딜에게 왕의 군대가 미카엘을 살려주면 라센딜에게 왕을 되찾는 일을 돕겠다고 제안을 해오는 등 각종 음모가 난무한다. 

이에 라센딜은 자기 몸을 위험에 던지며 진짜 왕을 지키려고 젠다성에 갇혀있는 루돌프 왕을 구하기 위해 젠다성에 잠입하여 왕권에 눈이 어두운 루돌프 5세의 형 미카엘과 숨막히게 전율적이고 날카로운 칼싸움 장면을 장시간 벌인다. 라센딜 역을 맡은 스튜어트 그랜저는 스카라무슈(Scaramouche)에서 복수를 위해 보였던 것처럼 검술영화로서도 멋진 감흥을 한껏 돋우는 스릴 넘치는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드디어 라센딜의 왕 구출작전은 모두 성공리에 해결되었으나 가짜 왕은 왕비가 될 프라비아 공주와의 사랑에 빠지게 되고 진짜 왕으로부터 느껴 보지 못한 사랑을 체험한 공주 역시 가짜인 줄 알면서도 이를 모르는척 라센딜을 좋아하게 된다. 목숨을 걸고 용감히 왕권을 되찾는 일을 끝내고 떠나야 할 상황에서도 둘이는 재회하여 뜨거운 키스를 나누는 상황의 설정, 즉 가짜 왕과 진짜 사랑에 빠지는 플라비아 공주와 라센딜이 보여준 황홀한 사랑의 진한 감동이 가슴에 오래 남은 장면은 필자가 호감 갖고 이 영화를 늘 들먹이고 되뇌는 까닭이리라.  

한편 이 영화를 언급하면서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는 ‘37년 작품, 로널드 콜맨(Rudolph Rassendyll/King Rudolph V)이 라센딜 역을 하기에는 너무나 진중해 보이는 배우였고 액션 보다는 드라마를 지향하고 칼싸움 보다는 캐릭터와 로맨스, 음모에 더 치중하여 배우 선정이 호평을 받지 못 했다는 평가도 있었다는 점과 루퍼트역의 ‘더글러스 페어뱅크스 주니어(Douglas Fairbanks J r)’와 탈렌하임 대위 역의 ‘데이빗 니븐(David Niven)’도 열연했다는 기록도 배려할 일이다. 이어 이 영화의 표절 혹은 모방이나 패러디로 으레 회자되는, 우연히 닮은 외모로 인해 대역으로 바꿔치기 되는 통치자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나 영화로는 파라돌 독재자의 원전 ‘위대한 사기(The Magnificent Fraud)’, ‘로베레의 장군’, 찰리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를 들 수 있다. 그러나 더 가까운 화제작으로는 꼭 닮은 외모의 비천한 태생의 도둑을 그림자 무사로 삼아 적탄에 맞아 죽은 신겐장군의 대역을 하게 하는 소재의 유명 영화 ‘카케무샤 (1980)’가 있고 또 미국의 44대 대통령 ‘빌 미첼(Bill Mitchel)’이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에 빠지자 얼굴이 닮은 직업 소개소 주인을 급거 대역으로 기용하여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이끌게 한다는 스토리의 ‘케빈 클라인’ 주연의 영화 ‘데이브(Dave/1993)’도 같은 아류로 꼽힌다. 그리고 우리 사극 드라마로는 광해군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세력들로 부터 자신을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시킬 대역을 찾고 난 얼마 후에 공교롭게도 갑자기 의식을 잃는 사태가 발생하자 저잣거리의 한 낱 만담꾼에 천민 출신의 하선(이병헌 분)이 궁에 불려가 허균이 갈고 다듬어 선정을 베푸는 왕 노릇을 하게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도 왕의 대역이란 점에서는 한국판 ‘젠다성’이라 해도 무방할 것 같다는 게 또한 필자만의 생각은 아니리라고 부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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