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절이 그립다는 이가 있다. 눈물겨운 빵을 먹으며 함께 고생했던 동료들과의 애잔한 추억이 그립기 때문이란다. 코리아나 트랜스포트 이준 사장의 이야기다. 모두가 어렵던 시절, 이준 사장은 동료들과 열정으로 똘똘 뭉쳐 밤낮을 모르고 사방팔방을 뛰어다녔다.
Q 본지독자들에게 코리아나 트랜스포트를 소개해 달라.
저희회사는 1990년 5월16일 정식으로 인가를 받아 항공화물수입을 시작으로 지난 25년간 업계에서 꾸준한 성장을 일궈왔다. 이제는 전 세계 어느 곳이라도 일반 화물은 물론, 초대형 중량물까지 고객의 요구사항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다. 이 기반에는 화주사와의 신뢰관계가 기반이 됐다.
저희는 세계 표준을 표방하되,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화주사와의 공생공영(共生共榮)을 중요한 비전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에, 당장 눈앞에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다. 고객과의 정직한 거래와 신뢰관계 형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
Q 업계 특성상 부침이 심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25년째 꾸준히 성장을 일궈오고 있다. 비결이 있나?
저희가 이 일을 그만둔다면 아쉬워 할 고객사가 너무나 많다. 이 말인 즉, 저희는 화주사의 어려움을 함께 공감하며 성장해 왔다는 말이다. 또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회사를 믿고 따라와 준 임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업계에 근무하는 경영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해외네트워크 구축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저희는 세계 어느 곳이라도 운송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많은 금액을 투입해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향은 아니라고 본다. 이 때문에 검증된 능력과 신뢰를 맺은 해외 파트너와 오랜 기간 관계를 형성하면서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중동, 미주와 아시아 물류 거점의 파트너들과 지사화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 세계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Q 업계에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대다수의 업체가 IMF 시절을 잊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저희 업체도 1997년 IMF가 몰아쳤을 때, 혹독한 어려움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당시가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란 생각이 든다. 그 당시 본인을 비롯해 임직원들이 새벽부터 늦은 시각까지 발품을 팔며 영업에 나섰다. 일이 끝나고 야식을 먹으며 한잔 술을 기울이던 당시를 회상하니 그리움일 몰아친다.
▲코리아나 트랜스포트 이준 사장과 직원들의 모습
Q 최근 경영실적은 긍정적인 편인가?
저희 회사는 한순간에 성장한 회사가 아니다. 오랜 기간 내실을 다져오며 이제는 튼튼한 기반을 구축했다고 표현하면 맞을 것 같다. 최근의 경영실적은 긍정적인 편이다. 최근 5년간 두 배 이상 매출액이 성장하면서 지난해 80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160억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최근 신사업 진출이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Q 기업을 경영하면서 겪는 애로사항은 없나?
세상에 공짜가 없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애로사항을 겪어 왔고 앞으로 극복해 나갈 것이다. 대기업의 틈새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은 모든 중소기업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들의 자본력 앞에서 중소기업들은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에게 약자를 배려해달라고 요청하고 싶진 않다. 다만 어느 한쪽에게 특혜가 되는 행동은 자제했으면 한다. 가령 최근 늘어나고 있는 각종 인증제도에 대한 실효성 등이 한 가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Q 중장기 사업계획이 궁금하다
중장기 사업계획은 저희 내부적인 수치가 노출되기 때문에 향후 전략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한국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수출입 물량을 취급하는 업체는 이미 포화상태라고 본다. 이 때문에 3국간 중개무역을 다루는 에이전트 간 협업과 주요 선사들과 항공사들을 연계한 스마트 그리드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Q 주변인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 인맥관리의 비결이 있나?
좋은 평판이 들린다니 감사하다. 저는 고객들을 만나면 고객들이 취급하는 화물에 대해서 깊이 공부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 고객들을 목적이나 수단의 개념으로 여기지 않고, 내가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가 되려고 노력한다. 서로 거래를 하다보면 신뢰 관계가 싹트게 되고 진심이 통하는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보다 훨씬 앞서 생각하고 실행하고 계신 분들에게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당한 대가를 당당하게 요구해 받자’ 는 말로 마무리 하고 싶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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