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북미항로의 시장 상황이 비교적 밝은 모습을 띠고 있다. 물동량은 늘어나고 있고 운임은 선사들이 원하는 수준만큼 인상됐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8월29일자 상하이발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미서안항로 2178달러 미동안항로 4344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이와 비교해 북유럽항로와 지중해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1083달러 1378달러였다.
미 동안항로 운임은 상하이항운거래소가 컨테이너 해상운임을 조사한 지난 2009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TEU로 환산해도 북유럽항로 운임의 2배를 넘어설 만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 항로 운임은 지난 8월 첫째 주 이후 5주째 400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선사들은 9월1일에도 북미항로에서 운임인상(GRI)을 단행했다. 인상폭은 FEU당 600달러였다. GRI 이후 운임 수준은 미서안 2300달러 미동안 4600달러대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선사들은 10월에도 9월과 같은 폭의 추가 GRI를 예고하고 있다.
미 동안항로에 비해 서안항로 운임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동안 운임이 4000달러선을 넘어섰던 2010년 중반의 경우 서안 운임도 2800달러대를 오르내리는 고수준을 유지했다. 2012년 8월에도 동안 운임이 4000달러를 넘어서자 서안 운임도 2700달러 후반대를 기록한 바 있다. 그동안 미 동안과 서안항로가 상호보완적인 모습을 보여 왔기에 올해와 같이 동안만의 나 홀로 상승은 색다르다고 할 수 있다.
미 동안항로의 활황은 크게 두 가지가 배경으로 꼽힌다. 우선 물동량 상승이다. 올해 미 동안 항만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신고 중이다. 이 지역 대표 항만인 뉴욕뉴저지항의 1~7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139만3000TEU로 5.5% 성장했다. 서배너항은 같은 기간 19.2%나 폭증하는 실적을 거뒀다. 선사들은 하반기 들어서도 물동량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미 동안항로 화물적취율(소석률)은 8월 이후 100%를 넘어서는 만선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미국 서부항만의 노사협상 지연도 미 동안항로 상승에 힘을 싣고 있다. 서부항만의 노사협상은 6월 말 타결돼야 했지만 노사 양측의 팽팽한 입장차이로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항만노동자들은 파업까지 예고하며 항만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있고 체화현상도 가중되는 모양새다. 미 서안의 대표 항만인 로스앤젤레스와 롱비치항의 경우 화물을 하선해 반출하는 데까지 1주일 이상 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 동안에 비해 서안의 상황이 동반 호조를 보이지 못하는 것 또한 불안한 항만상황 때문으로 파악된다. 미 서안항로의 시장 상황은 성수기 들어서도 썩 좋은 편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기대만큼 물동량이 나오지 않는 데다 운임도 상승폭이 크지 못한 편이다. 이 항로 소석률은 일부 선사들을 제외하고 평균 60% 수준을 면치 못했다. 8월 중순 이후 90%대를 넘어서긴 했지만 만선 상황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대했던 추석 전 항차에서도 만선을 연출한 선사는 보이지 않았다. 노사협상이 길어질수록 서안항로의 불투명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많은 화주들과 선사들은 지난 2002년 미 서안항만 파업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올해도 미국 서부항만의 노사협상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되면서 물류파업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선사들과 화주는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대체 물류망 개발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를 경유하는 노선은 벌써부터 항만 혼잡으로 미국행 화물 반입을 거부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성수기가 꺾이는 상황임에도 미국 동서안 항로의 상황을 예의주시 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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