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위험부담이 존재한다. 현지 법인 운영자금 부담과 의사소통의 불편, 사업철회의 어려움 등 중소수출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런 수출기업들에게 손쉽게 해외에 터를 닦을 수 있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2일 무역협회 대회의실에서 글로벌 물류기업 등과 공동으로 ‘물류기업의 해외물류, 유통망을 활용한 수출확대 방안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는 현재 무역협회 해외물류 협력업체(라디스 글로벌)인 범한판토스, 에어컨테이너로지스틱스, 에코비스 3개사가 참여해 수출기업들이 물류기업에게 수출품의 현지 물류, 유통을 대행토록 하고 나아가 수출기업의 지사역할까지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는 길을 소개했다.
3곳의 물류기업은 중앙아시아(CIS)지역, 미국, 중국, 유럽, 브라질, 폴란드, 미얀마, 캄보디아의 현지 물류 및 진출전략 관련 해외 현지 법인장 20여명을 초청해 생생한 현지 정보를 알렸다.
우선, CIS지역에 특화된 물류기업인 에코비스는 CIS 지역 내 완제품 및 전자부품 수입 판매와 현지 정보 제공으로 수출기업의 해외법인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코비스는 모스크바, 키예프, 알마티, 타슈켄트 4곳에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100% 에코비스가 출자한 현지 법인 운영과 단순 프레이트 포워더(국제물류주선) 역할에서 통관, 유통 무역사업을 수행하며 수출기업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코비스는 러시아 수입통관만 연 1만건에 이르며 기타 CIS 수입통관도 연간 7천건에 달하는 등 CIS 현지 물류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에코비스는 수출기업들에게 CIS 현지 유통 서비스를 제공해 수출입 물류와 운송권 및 판매권 확보 등 현지법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물류와 유통을 하나로, 시너지 극대화
설명회에서 에코비스 편종범 부장은 현지법인의 역할과 딜러와의 계약 및 컨퍼런스, 판매대금의 해외송금, 재고관리에서 시장선점까지 수출기업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유통대행 서비스를 소개했다. 에코비스는 카자흐스탄 수출기업의 사례를 들었다.
카자흐스탄에 수출하는 A기업은 그동안 현지 딜러와 수출계약을 맺고 판매를 해왔다. 판매를 현지 딜러에게만 맡기다보니 현지정보는 턱 없이 부족했고 마케팅과 판매 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현지 딜러는 시장을 장악하고 상품 마진에 대한 폭리를 취했고 결국 가경경쟁력은 없어지고 판매부진으로 수출물량은 늘어나지 않았다.
에코비스는 A사의 물류를 확보하고 에코비스의 현지 물류망을 통해 시장을 파악하고 현지 유통체계를 개편, 현지 딜러의 마진 폭리를 확 낮췄다. 카자흐스탄의 유통대행 사업에 대한 시뮬레이션과 사업 분석 후 에코비스 수입가를 산출하고 현지 딜러 판매가를 결정했다.
이후 딜러 계약을 맺고 운송통관 수입 보관 판매 배송 정보제공 등의 일괄 서비스를 제공해 수출 극대화를 꾀할 수 있었다. 편종범 부장은 “해외진출 계획 중이라면 현지 판매가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판매가를 너무 낮게 설명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A사는 에코비스는 기존 인프라를 통해 운영비용을 반으로 줄였다. A사가 직접 해외법인을 운영하면 연간 18만9360달러의 비용이 들지만 일괄서비스를 이용으로 49.3%가 절감된 연간 9만6000달러의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에코비스는 카자흐스탄 사례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등 기타 CIS에도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수출기업은 현지지사 철회시 부담을 완화할 수 있고 물류기업의 현지 사업 노하우를 통한 정보를 획득하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유통사업 대행으로 금융 및 행정부담도 줄게 돼 이는 결국 매출증대로 이어질 수 있었다.
편 부장은 “수출기업의 현지 진출은 투자 위험이 큰 만큼 물류기업을 통해 해외법인 대행으로 실제 법인설립의 80%의 만족을 올릴 수 있다”며 “신흥시장 진출은 물류기업을 통해 시작하고 추후에 현지법인을 만드는 것이 가장 부담이 적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컨테이너로지스틱스(ACL)도 해외법인 판매와 구매대행으로 수출기업의 해외현지법인 설립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ACL은 지난해 라디스를 통해 매칭한 중소기업의 미주지역 판매대행부터 물품보관과 재고관리까지 맡아 수출물량을 증가 시킬 수 있었다.
좋은 품질의 상품으로 가격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는 업체였지만 현지 영업소스부족으로 수출증가가 더뎠다. ACL은 해외법인 판매 대행으로 현지 시장파악으로 영업소스를 늘려 수출증대를 이끌 수 있었다. 판매되는 상품에 대한 재고와 실적을 웹사이트를 통해 한국의 수출기업이 실시간 확인 할 수 있도록 해 가시관리 리스크도 줄였다.
촘촘한 물류망 해외물류 거점으로 활용
범한판토스는 총 40여 개국에 184개의 다양한 해외 물류망을 통해 수출기업의 해외물류거점으로 활용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 수출기업별 요구에 최적화된 물류 컨설팅 서비스부터 해운, 항공, 철도, 육상, 특송, 프로젝트, 창고, 통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범한판토스는 체계화된 물류시스템으로 해저케이블운송과 구호 및 조달물류도 맡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선행관리센터를 만들어 운송모드, 지역, 사업부, 법인별 물동량을 확인하고 해상 항공 철송 등의 화물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범한판토스 박현규 상무는 “범한판토스는 국내 물류기업 중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어 수출업체들의 다양한 해외 진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으며, 또한 단순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로 홈딜리버리 비즈니스, 판매대행 등의 서비스가 가능함으로써 수출업체가 현지 딜러나 바이어와 거래할 때보다 높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설명회 후에는 해외진출 및 현지물류체계 구축을 희망하는 국내기업과 해당국 현지 법인장과의 개별상담도 열려 수출기업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