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함부르크항 HHLA터미널 |
●●●유럽항로는 운임인상과 함께 11월을 맞이한다. 지난 2분기부터 운임인상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던 유럽 항로 취항 선사들은 9월 들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 갔었다. 그러나 날로 하락하는 운임 탓에 운임을 ‘올리기’보단 ‘버티기’ 위해 11월 시작부터 다시 운임인상(GRI)이라는 칼을 꺼내 들었다.
11월1일자로 750~950달러 GRI 시행
드류리의 세계 컨테이너 운임지수(WCI)에 따르면 상하이발 유럽 지역의 운임은 날로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WCI에 따르면 7월 초 운임인상을 기점으로 7월4일 자 상하이발-로테르담 해상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 당 2662달러였다. 20피트 컨테이너(TEU)로 따져 1300달러 이상을 받아온 셈이다.
그러나 7월과 8월을 거치면서 운임은 매주 100달러 씩 꾸준히 하락했고 8월 초 GRI를 기점으로 2881달러까지 회복된 뒤 다시 하향세를 거듭했다. 9월 운임은 9월5일 2498달러, 9월12일 2303달러, 9월19일 2103달러로 매주 큰 폭으로 하락했다. 9월26일에는 1703달러로 TEU 환산 운임이 800달러대까지 추락했다.
상하이-로스엔젤레스 해상운임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만 해도 FEU당 2000달러 대 운임을 유지했으나 7월 초를 기점으로 1000달러 대로 하락했다. 9월 운임 추이는 5일 1959달러, 12일 1921달러, 19일 1874달러, 26일 1854달러로 조금씩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제노아 해상운임도 1000달러 대에 진입했다. 8월 초 운임인상으로 8월1일 2471달러에서 그 다음주인 13일 2740달러까지 끌어 올렸으나 그 이후로는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9월 들어 상하이- 제노아 해상운임은 9월5일 2366달러, 12일 2319달러, 19일 2132달러로 계속 떨어졌고 9월26일에는 1834달러를 기록했다.
유럽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떨어지는 운임을 잡기 위해 오는 11월 GRI를 공표한 상태다. 덴마크 선사인 머스크라인은 11월1일자로 TEU당 950달러의 GRI를 계획하고 있다. CMA CGM은 11월1일자로 북유럽 지역에서 TEU당 750달러의 GRI를 공표했다. 국적선사인 현대상선 또한 11월1일자로 북유럽 지역의 TEU당 950달러의 GRI를 실시할 예정이다. 홍콩선사인 OOCL 또한 11월 북유럽, 지중해, 흑해 지역에서 TEU당 975달러의 GRI를 계획하고 있다.
일본선사 NYK는 11월1일자로 북유럽, 지중해, 흑해 지역에서 TEU당 920달러의 GRI를 공표했다. 대만선사 에버그린 또한 11월1일자로 북유럽, 지중해, 흑해 지역에서 950달러의 GRI를 예정해 두고 있다. 아직 운임인상을 공표하지 않은 선사 또한 오는 11월에서 12월은 떨어진 운임을 회복하기 위해 GRI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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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 동안 ‘운임 회복’이 최우선 과제로
선사들은 지난 9월 20피트 컨테이너당 445~500달러의 GRI를 계획했었다. 그러나 9월 계획은 예정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유럽항로를 취항하는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9월에는 추석을 전후해 물량이 ‘반짝’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올 해는 예년만큼 물량이 늘지 않았다”며 9월 GRI가 적용되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또 다른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9월에는 선사들이 선복량 조절이나 휴항 같은 인위적 조절을 하지 않았다. 연휴로 물량이 달리는 가운데 선복량 또한 조절되지 않아 운임이 점차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고 상황을 분석했다.
중국의 국경절로 중국 시장이 10월1일부터 최소 일주일 이상 연휴를 맞는 10월은 GRI를 감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9월 추석 연휴와 10월 국경절을 거치면 운임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선복량의 증가 또한 유럽 항로의 운임을 저조하게 하는 원인이다. 지난 2분기 머스크의 1만8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머스크 맥키니 몰러>호의 투입과 함께 원양 컨테이너선사 제휴체인 G6 얼라이언스 또한 8500TEU급 선박을 1만3000TEU급으로 교체했다. 선사 관계자들은 올해 선복량이 전년대비 약 20%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럽 항로를 취항하는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선박의 대형화 바람으로 인해 2분기부터 선복량이 늘었으나 물량은 늘지 않은 게 운임을 떨어뜨린 결정적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소석률 또한 매우 저조한 상태다. 7월만해도 90%를 보였던 소석률은 9월 기준 60~70% 까지 떨어졌다. 또 다른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월말의 경우는 80%를 겨우 채웠으나 추석 명절 직후에는 50%까지 떨어질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유럽항로는 11월을 시작으로 동계 기간 동안 비수기에 들어간다. 9월 들어 떨어질대로 떨어진 운임과 함께 만난 ‘비수기’를 이겨내기 위해 선사들의 GRI는 운임을 끌어 올리기보단 회복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GRI가 성공적으로 적용되면 12월달에도 연이어 GRI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9월부터 운임은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라며 “유럽 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운임인상이 아닌 회복을 위한 GRI를 계속해서 시도할 것이다”라고 향후 상황을 전망했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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