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현대상선이 포함된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제휴그룹 G6얼라이언스가 이달부터 북미 동안항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랜드얼라이언스(GA)와 뉴월드얼라이언스(TNWA)가 통합한 G6은 북미항로에 8000TEU급 선박 10척으로 구성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선박 대형화를 꾀했다. 하지만 기존 GA와 TNWA에서 진행해왔던 서비스를 통합함으로써 전체적인 수송능력은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G6은 지난해 3월 아시아-유럽항로에서 공동운항체제로 출범했으며 1년만인 올해 2월 서비스 지역을 북미항로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의 승인을 얻어 이달 북미항로 취항의 마지막 관문을 넘어섰다. G6은 현대상선을 비롯해 싱가포르 APL, 독일 하파그로이드, 일본 MOL과 NYK, 홍콩 OOCL로 구성돼 있다.
G6의 미 동안 서비스는 총 6개 노선이다. 부산을 취항하는 파나마운하 경유 노선 NCE NYE를 비롯해 남중국에서 시작해 파나마운하를 거치는 SCE,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AZX SVS CEC 등이다. CEC를 제외하고 모두 기존에 취항하던 노선들이다.
첫 포문을 연 항로는 NCE다. 12일 <엔와이케이콘스터레이션>(NYK CONSTELLATION)의 부산 출항과 함께 G6얼라이언스의 첫 북미항로 서비스가 시작됐다. 당초 GA에서 서비스 해 왔던 이 노선은 4500~5000TEU급 선박 10척이 운항한다. 비회원사인 짐라인이 4척의 선박을 투입하고 있다.
G6의 미동안 노선 중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노선은 수에즈운하를 통과해 중국과 미동안을 잇는 CEC다. 신설 서비스인 CEC는 미 동안 노선에서 최대 규모인 8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10척이 투입된다. 평균 선복은 8400TEU다. 총 8만4000TEU의 선복이 단일 노선에 투입된 것이다.
CEC의 노선은 홍콩-서커우(선전)-옌톈-싱가포르-수에즈운하-뉴욕-노퍽-찰스턴-수에즈운하-제다-싱가포르-까이멥(붕타우)-홍콩 순이다.
머스크라인과 CMA CGM이 불을 지핀 북미항로의 선박대형화 바람에 G6도 가세했다는 평가다. 머스크라인과 CMA CGM은 공동운항하고 있는 수에즈운하 경유 아시아-미동안 노선(TP3 또는 콜룸부스루프)에서 8400~8600TEU급 선박 16척을 배선하고 있다. 부산을 기항하는 이 노선엔 9600TEU급 <콜럼바인머스크>호도 취항 중이다. 바야흐로 북미항로에서도 1만TEU급 시대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머스크라인은 대형선박을 투입하는 대신 파나마운하를 거쳐 아시아-미동안 노선을 통폐합함으로써 선복을 유지하는 방법을 꾀했다.
G6도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선박을 대형화하는 대신 노선을 줄였다.
이들 선사는 올해 들어 초대형선박들을 잇따라 인도받은 상황이다. 로이즈리스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G6 회원사 6곳 중 5곳이 올해 들어 신조선을 인도받았다.
하파그로이드가 1만3200TEU급 신조선 2척, NYK가 1만3000TEU급 선박 2척, OOCL이 1만3000TEU급 선박 3척과 8528TEU급 선박 2척, APL이 1만4000TEU급 선박 1척, 9200TEU급 선박 2척, 8102TEU급 1척을 각각 인도받았다. 현대상선도 5000TEU급 선박 5척을 장기용선 형태로 확보했다.
신조선을 한껏 확보한 선사들은 선복 증가 없이 대형선박을 단계적으로 투입하는 걸 목표로 잡은 듯 하다.
우선 SCE와 SCE2를 하나로 줄였다. G6 결성 전 GA는 미동안항로에서 SCE와 SCE2를 운항해왔다. SCE엔 4200~4500TEU급 컨테이너선 9척이, SCE2엔 4800TEU급 선박 9척이 운항했다.
GA는 지난해 말 동계운항프로그램에 따라 두 노선을 통합한 SCE콤보를 운항해왔으며 올 봄 다시 2개 노선 체제로 복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G6의 북미항로 제휴로 재개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또 5900TEU급 선박 10척이 운항하던 GA의 AEX와 4600TEU급 선박 9척이 운항하던 TNWA의 SZX를 통합해 AZX를 출범시켰다.
두 얼라이언스는 짐과의 선복공유를 포함해 이 항로에서 92척의 선박을 운항해 왔으나 통합 이후 새로운 스케줄에서 운항선박을 58척까지 삭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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