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근해항로 취항선사들이 외형과 수익 모두 호성적을 기록했다.
17일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개별 재무제표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근해항로 컨테이너선사 11곳의 매출액 합계는 4조2649억원으로, 2011년의 3조9701억원에 견줘 7.4% 성장했다. 태영상선과 범주해운을 제외하고 9곳의 선사가 플러스 성장을 일군데 힘입어 근해 국적선사 매출 총액이 처음으로 4조원대를 넘어섰다. 특히 고려해운과 남성해운 한성라인 등은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11년 수익률이 안 좋았던 까닭에 지난해 영업이익 성장률은 18배에 달했다. 근해선사들의 영업이익 합계는 1572억원으로 2011년의 87억원에서 1704.4% 폭증했다.
2011년에 STX팬오션과 흥아해운 남성해운 천경해운 태영상선 등 전체 근해선사 중 절반에 육박하는 5곳이 적자를 냈다면 지난해엔 STX팬오션과 태영상선만이 적자를 냈을 뿐 대부분의 선사들이 흑자경영의 기쁨을 맛봤다. 특히 상위 선사들의 흑자폭이 수백억원대에 이르러 전체 영업이익 합계를 끌어올렸다.
비록 연료유 가격은 2011년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동남아항로를 중심으로 선사들의 운임회복 노력이 결실을 거두면서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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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해운은 지난해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근해 컨테이너선 사업으로만 일군 성과여서 그 의미가 크다. 고려해운은 11.8% 성장한 1조648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국내 전체 외항선사 중 6위권이다. 영업이익은 459억원, 순익은 346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무려 32배 성장했다. 이로써 고려해운은 1985년 이후 28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게 됐다.
장금상선은 외형 성장률은 크지 않았지만 수익성에선 가장 돋보였다. 장금상선의 지난해 매출액은 7747억원으로, 1년 전에 견줘 4%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808억원으로, 67.5%의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인 10.4%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선사는 자회사인 한성라인(24%)을 비롯해 벌크선사 하나로해운(19.8%) 폴라리스쉬핑(14.6%), 케미컬 탱커선사인 KSS해운(11.1%) 등에 불과하다.
흥아해운은 지난해 6.1% 성장한 7040억원의 매출액을 거두며 STX팬오션 컨테이너선부문(CIC)을 제치고 근해선사 매출액 순위 3위에 안착했다. 흥아해운은 2015년까지 매출 1조 돌파를 목표하고 있어, 이후 장금상선과의 경쟁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311억원, 순이익은 138억원으로, 각각 1년 전의 -61억원 -229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293억원, 탱커선 부문에서 10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일궜다. 2011년엔 컨테이너선에선 15억원의 영업흑자를 낸 반면 탱커선에선 92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STX팬오션 컨테이너선부문(CIC)은 매출액은 플러스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에 머물렀다. 매출액은 6976억원으로 4.9%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에선 395억원의 손실을 냈다. STX팬오션 CIC는 동남아와 한중항로에서 운임회복에 성공한 2분기에만 34억원의 영업흑자를 냈을 뿐 1분기 -143억원 3분기 -239억원, 4분기 -47억원 등 지난해 줄곧 적자에 허덕였다.
남성해운은 외형성장과 흑자전환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매출액은 두 자릿수(13.6%) 성장한 3523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1억원 231억원으로, 2011년의 -26억원 -11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남성해운도 동남아항로에서의 적극적인 운임회복이 실적 회복의 디딤돌을 놨다는 평가다. 남성해운은 지난해의 견실한 성장을 기반으로 평택-다펑(大豊)항로 개설, 목포항 취항, 1891TEU급 신조선 3척 도입 등 외형 확장에 힘쓰고 있다.
천경해운과 동진상선은 지난해 각각 1760억원, 1234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6%대의 성장률이다. 천경해운은 영업이익 5억원, 순이익 15억원으로, 당초 예상을 깨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천경해운은 최근 몇 년간 진행한 선박도입으로 비용구조가 늘면서 적자 성적이 점쳐졌었다. 동진상선은 영업이익 37억원 순이익 31억원으로 흑자 경영을 이어 갔다. 동진상선은 연내 동남아항로 진출을 검토 중이다.
태영상선은 지난해 근해선사 중 가장 부진한 선사로 기록될 듯하다. 매출액은 1084억원으로 5.7% 뒷걸음질 쳤다. 재래선부문이 7.9% 하락한 700억원, 컨테이너선부문이 1.4% 하락한 382억원, 대리점사업부문이 42% 감소한 1억원을 기록, 전 사업부문이 하락곡선을 그렸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3억원, -31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동영해운은 2.2% 늘어난 1059억원의 매출액으로, 마이너스 성장한 태영상선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올해 두 선사의 경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2억원, 104억원을 기록했다. 비록 1년 전에 견줘 역신장한 수치지만 모회사인 남성해운과 함께 나란히 흑자 성적을 일궜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2011년에 근해선사 중 모범생으로 평가됐던 범주해운은 지난해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은 980억원으로 소폭 하락한 데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억원 16억원을 기록하며 -97.3% -77.1%의 큰 낙폭을 보였다. 기대했던 매출액 1천억원 돌파는 한 해 더 미루게 됐다.
반면 인천과 중국 웨이하이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한성라인은 매출액 595억원을 기록, 65.2%의 급성장세를 보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2억원 13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에도 18%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던 한성라인은 운항선박을 모회사인 장금상선으로부터 용선해 쓰고 자사선박 2척을 대선을 하는 방식으로 비용 구조를 최소화한 게 높은 수익을 낸 비결로 파악된다. 한성라인은 지난해 1월 신조 벌크선 1척과 중고 컨테이너선 1척을 인수한 바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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