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남 편집위원 |
우선 예선이 사용되는 경우를 실제로 예를 들어 선박이 건조되고 나서 시운전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살펴보자.
1974년 260,000DWT급 VLCC(Very Large Crude oil Carrier/초대형유조선)가 현대중공업의 첫 결실로 진수를 하고 시운전을 하기 위해서 넓고 깊은 바다로 첫 걸음마를 시작할 때 조그마한 예선(Tug Boat)이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를 수차례 반복하면서 산더미같이 큰 배를 정상항로로 이동작업을 하던 모습을 상기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쳐 일단 바다로 나가게 되면 비로소 거대한 선박이 엔진을 올려 스스로 항해를 시작하게 되지만 그 전까지는 260,000톤짜리 초대형선을 옮기는 것은 바로 이 소형선, 예선의 힘을 빌린다는 사실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이 조그만 예선이 거대선을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일순간에 최고의 속력을 내다가 뜻하지 않은 실수로 서로 부딪히게 되면 당기는 로프가 한 순간에 끊어지거나 서로 충돌하는 순간 예선은 산산 조각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천천히 밀고 아주 서서히 당기게 되면 산더미 같은 대형선은 예선의 힘에 의해 앞으로 좌로, 우로 서서히 움직여 드디어 자력으로 항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여 바다로 나가게 되는 모습에서 예선의 위력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예선은 전술한 바와 같이 해상선박 가운데 운항목적이 아주 다양한 선박으로서 비록 소형이지만 견고한 선체와 강력한 기관 출력으로써 수역에 구애됨이 없이 예항(曳航) 행위 외에도 그 활동범위가 아주 광범위하다.
이를테면 해난구조작업을 비롯하여 조난선박의 예항, 교통관리, 소방작업, 쇄빙작업, 전력공급, 항로시설의 설치 및 보수·정비 등등 여러가지의 임무를 행할 수 있는 다목적 다기능 선박인 셈이다.
1980년 초반 우리나라의 항만예선기업 및 정부가 보유한 예선은 목선과 강선을 합해 모두 약 60척에 달했었다.
그리고 필자가 이 연재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저 하는 항만예선 외에 내항해운, 하역회사, 또는 공사용으로 사용되는 예선은 약 600여척에 이르지만 그러나 예선활동에 실제로 사용된 예선은 항만예선회사, 정부, 내항해운회사 또는 하역회사 소속을 포함하여 약 124척 정도였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예선의 선형은 총톤수 100톤 미만이 563척으로 약 16,670총톤이고 100톤 이상이 90척으로 약 21,565톤이었다.
이 가운데 해양예선으로 이용될 수 있는 예선은 124척으로 기관출력이 400마력에서 4,200마력까지 다양했던 것으로 집계되었다. 따라서 평균 크기는 약 180총톤에, 평균 출력은 1,786마력에 달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해양예선활동 범위는 항만과 같이 제한된 수역이 아니라 항해선이 항해하는 해양에서의 활동을 두고 일컫는데 이는 선박운용기술(Seamanship)상 고도의 예선조종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예선과 피예선은 특수한 예항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하게 된다.
예선 실행과정을 보면 해체선을 따라 바다 건너 해체지까지 예선하는 작업, 원목을 뗏목처럼 묶어 예선하는 작업, 석유시추선을 목적 해역까지 예항하는 작업, 기관이 고장난 선박을 수리하기 위해 예선하는 작업, 또는 대형 바지를 해상수송에 이용하는 작업 등이 해양예선활동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예선이 사용하는 예선 방법은 피예선의 성질과 외형 모양에 따라 앞에서 끌어가는 예인(Towing), 뒤에서 밀고가는 압항(押航/Pushing) 또는 옆에 접현(接舷/Alongside)시켜 끌고가는 방법 등이 있고 이들 방법은 그 당시의 예항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서 중점적으로 다루고저 하는 항만내에 출입하는 선박의 안전을 위하여 선박의 이접안조종을 보조하거나 정박조종을 보조하는데 사용되는 항만(내)예선 활동은 피예선 선장 또는 도선사가 지시하는대로 피예선에 대하여 밀거나 끌거나 또는 준비상태에서 대기하는 등등 접·이안의 사정과 선박의 적화상태에 따라 예선작업을 하게된다.
항만조종 예항작업에서는 선박의 크기, 흘수, 날씨, 조류, 바람에 따라서 필요한 예선의 기관출력과 척수가 달라지게 마련인데 구체적으로 내용은 다시 서술키로 한다. <계속> < 서대남 편집위원 dnsuh@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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