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컨테이너 선사들이 겨울철 비수기를 맞아 북미 동안 항로에서 대대적인 공급 축소에 나선다. 주간 평균 9000TEU에 가까운 선복량이 이 항로에서 퇴출될 전망이다.
27일 해운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CKYH얼라이언스와 그랜드얼라이언스(GA) 등은 극동아시아와 미국 동부 지역을 잇는 해상항로를 잠정 철수하거나 통합하는 내용의 동계 운항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한진등 CKYH, 美 동안 노선 4루프 체제로
우리나라 한진해운이 소속돼 있는 정기선 제휴그룹 CKYH얼라이언스는 4개월 동안 진행해 온 극동-미동안 노선 올워터익스프레스6(AWE6, 한진해운 AWS)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이로써 CKYH의 미국 동안 서비스는 4개 노선(AWE1~4)으로 줄어들게 됐다.
CKYH는 지난 6월 3400~4800TEU급 컨테이너선 9척을 앞세워 AWE6을 첫 취항했다. 선사별로 한진해운과 중국 코스코가 가장 많은 3척의 선박을 각각 배선했으며 일본 케이라인과 대만 양밍라인은 2척과 1척씩을 맡았다. 맹외(盟外) 선사인 일본 MOL도 선복을 일부 임대해 서비스에 참여해왔다. 기항지는 옌톈-닝보-상하이-부산-서배너-노퍽-찰스턴-옌톈 순이다.
AWE6은 지난해 11월 말 동계 운항프로그램에 따라 중단된 수에즈운하 경유의 미동안 노선 AWE5를 대체한 서비스다. 수에즈 통과 노선 대신 파나마 통과 노선이 새롭게 취항하면서 선복량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평균 선복량은 AWE5 시절의 5800TEU에서 4200TEU로 크게 감축됐다. 파나마운하의 수용능력 제한과 시황 안정화를 꾀하기 위한 선사들의 전략이 맞물린 결과였다.
하지만 4개월이 흐른 뒤 AWE6도 비수기 수요 약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AWE5의 전철을 밟게 됐다. 이 노선은 오는 28일 <한진산투스>(Hanjin Santos)호의 중국 선전 옌톈부두 출항을 마지막으로 짧은 여정을 마무리 짓는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운항선박 중 2척은 용선 기간이 끝나 선주사에 반선될 예정이다. 나머지 7척은 사선 또는 장기용선 선박들로 알려졌다.
GA·짐라인, 노선 통합으로 선복 감축
또다른 제휴그룹인 그랜드얼라이언스(GA, 독일 하파그로이드 일본 NYK 홍콩 OOCL)는 현대상선, 이스라엘 짐라인과 함께 운항해온 미 동안 2개 노선을 하나로 묶을 계획이다. SCE1과 SCE2를 SCE콤보로 통합하는 계획이 그것이다.
SCE1은 남중국과 대만, 미국 동안을, SCE2는 부산항과 중국을 거쳐 미국 동안을 각각 연결하는 컨테이너선 항로다. 두 노선 모두 평균 4500TEU급 선대들로 구성돼 있다.
선사들은 지난해에도 비수기 동안 통합노선인 SCE콤보를 운영하다 올해 5월부터 SCE1과 SCE2로 분리한 바 있다. 5개월 만에 통합서비스를 재도입하는 것이다.
SCE콤보는 상하이 양산신항과 남중국 다찬만을 제외하고 기존 두 항로에서 취항해온 모든 항구들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운항노선은 부산-샤먼-가오슝-서커우(선전)-옌톈(선전)-홍콩-만사니요(파나마)-킹스턴-뉴욕-노퍽-서배너-킹스턴-만사니요-부산 순이다.
선사들은 통합 노선에 4200~4800TEU급 9척을 배정했다. 두 노선을 하나로 합치면서도 향후 운송수요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 근거해 선박 규모를 늘리지 않았다. 기항지가 줄지 않는다 뿐 서비스 하나가 중단되는 셈이다. 노선 통합으로 미 동안 항로에서 주간 기준 4500TEU 안팎의 공급량이 줄어들게 됐다.
개편 후 첫 서비스는 10월8일 부산항을 출항하는 <짐상하이>(Zim Shanghai)호다.
노선 통합에 맞춰 현대상선은 이 서비스에서 철수한다. 현대상선은 뉴월드얼라이언스(TNWA) 소속임에도 그동안 SCE2에 선박 2척을 배선하고 있었다. 서비스 이름은 SCE2 대신 뉴서배너익스프레스(NSE)로 불러왔다. 지난해엔 통합노선에도 참여했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NSE는 부산항이 기항지에 포함돼 있지만 한국보다는 남중국 지역이 영업타깃이었다”며 “지난해엔 SCE콤보로 운영될 때에도 NSE란 이름으로 서비스를 계속 해왔지만 올해엔 동계프로그램에 맞춰 서비스에서 철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사들은 다른 미동안 노선은 종전 그대로 운항할 계획이다. GA는 NCE PAX AEX 등 3개의 독자 노선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NCE는 부산과 북중국 기점의 노선이며 PAX는 중국 일본과 미국 서안 동안을 잇는 팬듈럼 서비스다. AEX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미국 동안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현대상선과 짐라인도 별도로 운항하고 있는 미동안 항로는 손대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상선은 TNWA와 함께 극동-미동안 4개 노선을, 짐라인은 단독으로 짐컨테이너서비스퍼시픽(ZCP)을 각각 운항하고 있다.
북미동안 운임 정점찍고 내리막길
선사들은 북미 동안 항로 운임이 성수기 동안 강세를 띠다 최근 들어 다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곧바로 서비스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상하이-미동안 항로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으로 7월께 3500달러대였다가 기본운임인상(GRI)과 성수기할증료(PSS) 도입 등 선사들의 운임회복 노력에 힘입어 8월 초 한때 4000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8월 중순 이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선 뒤 9월 말 현재 3700달러선까지 하락한 상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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