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로테르담항 |
유럽항로와 북미항로의 운임 흐름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나란히 강한 상승모멘텀을 유지했던 양 항로 운임이 시간이 흐르면서 다소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유럽항로 운임은 5월 들어 크게 오른 반면 북미항로 운임은 다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의 해운조사기관인 드류리쉬핑컨설턴트가 3일(현지시각) 발표한 월드컨테이너인덱스(WCI)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발 네덜란드 로테르담행 컨테이너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3878달러로 집계됐다.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따져 1939달러인 셈이다. 전 주인 4월26일의 3249달러에 견줘 19% 올랐다. 유럽항로 취항선사들이 5월1일부터 TEU당 400달러, FEU당 8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실시한 결과다.
드류리는 이번에 조사된 운임은 최근 유럽항로 운임흐름에서 세번 째로 높은 상승 폭을 보여준 것으로, 화주들은 비용상승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약세를 보이고 있는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선적률)이 현재 운임수준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미 수출항로 운임은 FEU당 2314달러로 전 주의 2321달러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선사들이 운송계약(SC) 시즌에 맞춰 진행했던 GRI가 성공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선사들은 북미항로에서 4월15일 FEU당 400달러를 인상한 데 이어 5월 들어 항구 도착 기준 500달러, 동안 또는 내륙지역(IPI) 도착 기준 700달러를 추가로 인상하는 GRI를 실시한 바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하는 운임지수도 WCI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4일자 상하이발 유럽항로 운임은 1934달러로 일주일 전에 비해 46달러 오른 반면 북미서안항로 운임은 2414달러에서 2412달러로 하락했다.
마틴 딕슨 드류리 운임조사팀장은 “이번 WCI를 통해 유럽항로와 북미항로의 운임 흐름이 서로 불일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5월) 이전까진 빠듯한 선복 사정으로 선사들의 공격적인 운임회복 프로그램이 가능할 수 있었지만 북미항로의 소석률이 약세로 꺾이면서 선사들의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진단했다.
딕슨은 향후 운임의 상승탄력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아시아-유럽항로 운임이 계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일부 선사들은 이미 이달 말 선적예약부터 운임할인을 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시장이 현재 정점일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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