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다82417판결
【원고(반소피고),피상고인】 주식회사 A운송
【피고(반소원고),상고인】 주식회사 B섬유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9. 3. 선고 2010나607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1. 대상판결에 대한 사실관계
가. 사실관계 및 쟁점
(1) 운송주선업체 원고는 2006년 1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섬유제조 수출업체 피고의 의뢰로 여러 차례 섬유원단을 운송했다. 피고는 2007년 9월경 원고에게 인도 첸나이 항구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항으로 섬유원단 각 1콘테이너를 운송해 줄 것을 원고에게 의뢰했다.
▲ 제1화물
- 원단 : 7만야드
- 가격 : 18만달러
- 목적항 : 자카르타
- 도착예정일 : 2007년 09월26일
- 실제도착일 : 2007년 11월05일
▲ 제2화물
- 원단 : 8만미터
- 가격 : 25만달러
- 목적항 : 인도 첸나이
- 도착예정일 : 2007년 09월30일
- 실제 도착일 : 2007년 10월13일
(2) 원고는 이를 운송하던 중 직원의 실수로 인도 첸나이로 운송할 콘테이너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운송할 콘테이너가 인도 첸나이로 운송돼 지연됐다.
(3) 피고는 인도지연으로 인해 매수일들로부터 손해배상을 청구받고 협상 결과 제1매수인에게 3,300만원, 제2매수인에게 47,000달러를 지급했다.
(4) 한편 원고는 위 운송과 관련한 운임을 받지 못해 피고에게 운임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는데 피고는 화물이 바뀌어 운송돼 발생한 손해를 배상받기 위해 반소를 제기했다.
2. 1심판결의 요지
1심법원은 원고가 운송을 잘못함으로써 운송이 지연되게 됐고 이에 따른 손해가 발생했다고 하면서 그 손해를
1) 물품의 시장가격 하락에 의한 손해
2) 물품 자체를 이용할 수 없는 것에 의한 손해
3) 물품의 판매 또는 물품의 이용계약이 연착됐기 때문에 이행할 수 없게 된 것에 의한 이익의 상실과 배상책임
4) 해당 물품이 연착하고 그 것이 없기 때문에 다른 물건의 이용이 가능하지 않게 된 손해
5) 해당 물품을 가공하기 위해 위임계약 등을 체결했다가 해당 물품의 연착으로 인해 가공이 실시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지급해야 하는 임료
등으로 분류했다. 또한 1), 2) 의 손해는 운송물이 연착됨에 따른 통상손해이나 나머지 3) 내지 5) 손해는 모두 특별한 사정에 기한 손해로서 특별손해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러한 견지에서 1심법원은, 피고는
① 수하인의 공장생산 라인의 중지로 인한 손해
② 제2화물이 자카르타에 도착했기 때문에 재수출하는데 소요된 비용
③ 송하인이 손해를 줄이기 위해 지출한 출장비용
④ 수하인이 가공 후 재수출 납기를 맞추기 위해 지출한 항공운송비용
등을 계약운송인인 원고에게 청구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손해는 특별손해에 해당하거나 피고 또는 수하인들에게 배상책임을 지는 손해가 아니라고 하면서 원고의 본소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를 기각했다.
3. 2심 및 대법원의 판단의 요지
2심 법원은 1심 법원의 판단을 보충하면서 ①, ③, ④ 손해는 원고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원고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특별손해이고 ② 손해는 피고가 부담하기로 약정했기 때문에 원고가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각 화물운송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했기 때문에 ① 제1화물의 매수인에게 발생한 공장 생산라인 정지에 따른 손해 42,135달러를 배상했고 ② 제2화물이 자카르타에 도착했기 때문에 이를 첸나이로 재수출하기 위해 1,527달러를 지출했으며(제1화물의 매수인에게 지출하게 한 다음 제1화물의 매수인에게 변상한 것으로 보임) ③ 제1화물의 매수인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장비용으로 3,985,536원을 지출할 수 밖에 없었으며(자카르타 출장비용 1,116,650원, 미국 출장비용 2,818,886원) ④ 제2화물의 매수인이 제2화물을 가공해 생산한 제품을 기한 내에 납품하기 위해 항공운송료 49,053.88달러를 지출했기 때문에 제2매수인에게 손해액 중 일부인 46,606.88달러를 배상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② 제2화물을 첸나이로 재수출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1,527달러)의 경우 갑제4호증의 기재, 제1심 증인 OOO 의 증언, 제1심 증인 XXX의 일부 증언에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해 볼 때 이를 피고가 부담하기로 약정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원고가 제1화물을 고비용이 드는 항공운송으로 자카르타에 다시 운송해주는 조건으로 제2화물은 피고의 책임하에 첸나이로 재수출한 것으로 보임) ② 손해에 대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으며 ① 공장의 생산라인 정지에 따른 손해배상금 42,135달러, 출장비용 ③ 출장비용 3,985,536원 ④ 제2화물의 매수인에게 지출한 항공운송료 중 피고가 배상한 46,606.88달러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특별한 사정으로 이한 손해로서 원고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①, ③, ④ 손해에 대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그러면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면 피고는 해상운송보다 항공운송을 이용해 위험을 최소화했어야 했다.
①, ③, ④ 손해에 대해 원고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는 것이 손해의 공평하고 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이념에 부합한다. 원고가 이미 항공운송을 위해 3천만원을 지출한 점에 비추어 더욱 그러하다. 대법원도 2심판결을 그대로 인정해 피고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판결이 확정됐다.
4. 대상판결에 대한 평석
상법 제 137조 제1항 “운송물이 전부멸실 또는 연착된 경우의 손해배상액은 인도할 날의 도착지의 가격에 의한다”에 의해 운송지연의 손해를 배상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손해배상을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즉 얼마간 운송이 지연됐다는 이유로 도착지 가격이 차이가 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상법제137조는 육상운송인에 대한 규정인데 상법제815조가 이를 해상편에 준용하고 있다. 상법제 137조가 문제가 있는 조항임에도 이를 해상편에 준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정액배상의 원칙과 특별손해 불배상원칙 때문에 화주가 운송지연에 있어서 거의 배상을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법제를 막론하고(해상법은 세계성, 국제성, 보편성을 가지고 있음) 피고가 주장하는 손해에 대해 배상해 주는 나라는 없는데 이러한 손해를 모두 배상해 준다면 어떠한 운송인도 영업을 영위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 모든 나라는 정액배상주의를 취하고 있다.
다만 송하인의 피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법제 137조를 적용하게 될 경우 화주는 배상을 받을 수 없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함부르크규칙의 경우 운송지연에 대한 책임은 지연된 화물에 대한 운임의 2.5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할 수 있고 해상운송계약상 지불될 총운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이러한 법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중국이나 유수의 나라들이 이러한 조항을 두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조항이 없는 실정이다. 향후 로테르담협약이나 함부르크규칙에 준하는 책임제한 제도가 도입돼야 할 것이다. 본 건 판례는 운송지연과 관련해 항목별로 자세하게 판시한 거의 최초의 판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계속> < 코리아쉬핑가제트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