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26 15:55

유럽항로 재편 파문(上)

 

유럽항로 재편 파문(上)


  전대미문의 곤경에 처했던 2011년 정기선 업계.  글로벌 금융위기때인 2009년에 필적하는 시황악화로 대부분의 선사들이 수지가 크게 악화됐으나 그 가장 큰 원인은 유럽항로의 운임하락이다.  한때는 시황반전 조짐이 조금도 없었지만 작년말 G6 얼라이언스 발족 등 4대 그룹화를 계기로 항로 안정화를 위한 길이 겨우 엿보이고 있다.  작년부터의 유럽항로 동향을 살펴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인 2009년은 경기감속에 따른 수요급감으로 선사가 곤경에 처했었다.  그러나 2011년은 선사측의 지나친 공급과잉으로 수지악화를 초래했다.

  某 중핵 선사는 2009년과 2011년의 정기선 곤경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선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 선사, 특히 중핵 선사의 선복량 증가가 2011년에 현저했던 것은 확실하다.  예를 들면 정기선업계 최대선사인 머스크라인은 2011년 1년간 운항 선복량을 39만2000TEU나 확대,  전년대비 18% 증가(알파라이너 조사)했다.  또 2위 MSC는 25만TEU 이상, CMA CGM은 10만TEU 이상 각각 운항 선복을 늘렸는데, 항로에 투입한 대부분의 선박이 1만TEU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차지했다. 하지만 연료유 가격이 톤당 700달러 전후까지 급등해 슬롯당 코스트 구성비에서 연료비가 자본비를 상회하는 이상 구조하에서는 코스트 경쟁력이 높은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필요성은 높았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업계 초대선사인 머스크라인은 2011년 적극적인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신조선 준공에 따른 선복량 확대도 그렇지만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인 1만8000TEU급 10척의 신조 발주(나중에 추가 발주 10척)와 새 컨셉 서비스체계“데일리 머스크” 실시 등, 유럽항로를 대상으로 한 새 구상을 일찌감치 내세웠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압도적인 코스트 경쟁력을 확보하고, 데일리 머스크로 다른 선사가 흉내낼 수 없는 서비스체제를 구축해 유럽항로의 주도권을 잡는다는 의도였다.  언제든지 컨테이너 야드에 반입하면 벨트 컨베이어와 같이 수송해 정해진 수송일수 내에 현지에서 수취하는 데일리 머스크는 종래의 정기선 업계에 없었던 발상으로 가격경쟁에 빠지기 쉬운 컨테이너선 사업 중에서 차별화 도구로서 시행됐다.  또한 머스크라인은 컨테이너선은 가격경쟁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강하게 어필하고 있고, 그것을 실현하는 것이 데일리 머스크라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잇따른 초대형 컨테이너선 준공으로 유럽항로 운임이 약화되는 가운데 서비스 내용으로 차별화를 노린 신상품의 등장은 데일리 머스크를 유지하기 위해 기존의 서비스망(선복량)을 줄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시장상황이었다는 것.  결과적으로 유럽항로의 컨테이너 운임(스팟)은 단숨에 급락해 선사들의 수지는 상반기에 비해 더욱 악화됐다.

  머스크의 시책이 결과적으로 유럽항로의 운임을 더욱 끌어내림으로써 어디 곳이나 수지개선을 위해서는 대규모 감편 등 항로 합리화밖에 별다른 방법은 남아있지 않았다.  다만 극단적인 서비스 축소는 화주의 이반(離反)을 초래할지도 몰라 양날의 칼이 됐다. 

  결국, 각사 모두 각각 가까운 관계의 선사· 얼라이언스끼리 그룹화함으로써 시황에 따른 선복량 조정과 코스트 절감으로 효과를 올릴 수 있는 규모를 확보할 수 있는 그룹화를 추구하게 됐다.  오너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MSC와 CMA CGM, 얼라이언스로서 역사가 깊고 북미 동안항로에서의 제휴경험도 있는 그랜드 얼라이언스(GA)와 뉴월드 얼라이언스(TNWA), 그리고 CKYH와 에버그린 등이 친화성 높은 선사· 얼라이언스끼리 그룹화를 실시했다.  결과적으로 유럽항로에서는 각각 운항 선복 셰어 20%정도를 보유하는 4대 그룹으로 집약됐다.

  선사 관계자에 따르면 머스크라인의 적극적인 시책이 결과적으로 유럽항로의 재편을 유발하게 됐지만, 재편과 가격경쟁 의도가 다소라도 있었는지도 모르겠으나 지금까지의 항로 환경 악화와 4대 그룹화는 예상 밖이었다는 지적이다.  머스크라인은 작년말 아이빈드 콜딩 최고경영자(CEO)의 퇴임을 갑자기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이례적 인사를 지금까지의 노선수정으로 보는 견해도 있어 작년말부터 운임시황 반전과 아울러 환경호전으로의 기대가 크다. 

  그러나 상승했다고는 하나 아시아발 북유럽행 운임(스팟)은 20피트 컨테이너당 700달러대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유럽서항의 물동량은 작년 11월부터 전년대비 마이너스로 전락했고 계속된 신조선 준공이 예정돼 있는 등, 과잉선복도 해소될 전망은 적다.  플레이어가 4대 그룹으로 집약된 유럽항로지만 안정화는 아직 시작일지도 모른다.

* 출처 : 1월25일자 일본 해사신문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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