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31 12:00

KSG에세이/ 무늬만 海技士 평생을 짝퉁으로 살며 얻은 벼슬 “해운계 甘草”

서대남 편집위원

2010년을 맞고 보니 필자가 벤 라인(Ben Line) 레프(한국대표)로 근무한 지가 햇수로 7년째에 접어들었다. ISA상운 조병준사장과 언젠가 싱가포르 본사를 다녀 올 때였던가 “서대표! 건강이 허락하면 우리 일흔까지는 함께 일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소?” 농담 비슷하게 나눈 얘기였으나 어느새 후딱 진짜 일흔이 코앞에 다가오고 보니 진담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마냥 놀지만은 않았으나 크게 올린 실적 또한 없는 듯 했고 한편 어느 정도를 해야 잘 하는 건지 판단도 서지 않아 엉거주춤 하는 판인데, 어느 날 조 사장이 필자를 불러 “그간 국내에 옛 벤 라인의 명성을 알리는 기초공사는 완료한 것 같으니 이제 몇 살이라도 더 젊은 새 사람을 물색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는 뜻을 비쳤다. 실은 언제고 올 날이고, 와야 할 날이 7년째로 접어 들고서야 닥쳤다면 이는 너무 늦게 사 왔다는 얘기가 정답이리라.

▲ 고령사회비전聯 주관 初中高校 진로지도로 자원봉사 再開

전혀 섭섭하지 않았다면 빈 말이겠지만 이는 너무나 당연했고 그래서 기다렸단 듯 도리어 마음도 홀가분했다. 스스로 미리 자진해서 떠날 용기까지는 없었지만 불가항력적 타의에 의해 거취가 결정된 게 되레 유쾌하기까지 했으며 실은 이미 인선을 끝내 둔 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마침 후임자도 대형선사 H해운에서 전무이사 경력까지를 쌓고 퇴임해서 독자회사를 경영하는, 필자도 안면이 있는 대학후배 호양회의 K사장이었다.

인수인계 바통터치에 필요한 기간으로 3개월 정도를 잡고 3월 말까지 시한부 근무에 들어갔다. 크게 할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간 40여년이 훨씬 넘게 자고나면 무조건 어디에고 출근을 해 왔던 습성에 젖어 지내 왔으니 막상 놀게 되면 어떤 현상이 오게 될 건가가 제일 궁금하고 걱정스러웠다. 다시 한번 사오정에 오륙도를 들먹이지 않아도 고희에 한살이 빠진 나이까지 밥벌이를 계속한 건 엄청난 행운이며 무병장수에 더해 천수(天壽)를 다한 샐러리맨의 고려장 감(?) 이었으니.

그런데 이럴 때 항상 그랬듯이 킬링 타임용 소일거리나 용돈벌이라도 기웃거릴 겨를도 없이 필자의 퇴임정보를 입수한 동업계에서 또 재활용 의사를 타진해 왔다. 하지만 벤라인과의 최후 결별 일정이 새로 올 후임 사정인지 한 달 치 월급을 더 받고 가라는 배려인지 몰라도 1개월을 더 보태 4월 말로 연장됐기에 더 두고 볼 양으로 확답을 않고 미뤘다.

우연의 일치라기보다는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참으로 너무나 끈질긴 샐러리맨의 명줄(?)임은 확실했다.

그러던 1월 어느 날 난데없이 옛 상공부 출신 고향친구가 또 자원봉사를 권유해 왔다. 힘에 겨워 노인신문 실버타임즈를 잠시 쉬고 있던 터라 변명의 여지없이 일단은 오케이를 하고 말았다. 변변찮은 일일지 모르나 노년에도 뭔가 무보수라도 움직이며 남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는 건 의미 있는 일로 여겨왔기 때문이리라.

서울대 교수를 거쳐 수년전 보건복지부장관과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에 이어 현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직을 맡고있는 필자 친구의 친구인 전직 차흥봉 장관이 ‘사단법인 한국고령사회비전연합회’란 단체를 결성해 퇴임한 초로(初老)의 직장인들이 초, 중, 고등학교를 상대로 청소년 진로지도를 중심으로 강의를 하는 자원봉사였다.

전공에 관계없이 재직 시 종사한 업종이나 직장경력을 통해 취득한 전문 지식이나 노하우를, 이를 희망하는 학교를 섭외해서 각 급 학교 1, 2학년의 과외나 특활시간에 자원봉사단이 찾아가서 대체강의를 하는 방식이었다. 필자는 우리 해운이 갖는 국가경제의 젖줄인 기간산업 및 전략산업으로서의 중요성 강조와 산업 상 위상제고에 초점을 맞춰 교안을 작성, 강의를 했다.

▲ 한국 再進出한 Ben Line 7년간 홍보·영업基盤 다지고 아듀!

또 직장일로 해서 강의 참여가 용이치 않은 필자인지라 이를 보상이라도 해야겠다는 죄송스러움 때문에 친히 지내는 업계동료들이나 친구들에게도 자원봉사 강의 참여를 독려해 상당한 호응을 얻어 내기도 했다. 따라 미안감도 약간은 줄였다.

승선경험을 살려 학생들이 신기해하는 선박의 구조와 원통형 해상직원의 조직과 역할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을 했다.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서는 향후 지구의 마지막 영토요 보고(寶庫)이자 삶의 터전에 더해 매장자원과 산업접목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바다에의 관심과 해양계 대학의 진학도 유망직종 도전에의 한 진입로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우선 경기 성남시 관내 초중고를 대상지역으로 해서 교무처장격인 권영만 예비역 육군대령이 연락책이 되어 지정된 학교를 찾아가 학교장 및 담임 교사들과 면담후 각자가 준비한 교안을 가지고 지정된 시간에 맞춰 열강을 하는 교단의 퇴역들 모습이 무척이나 보람 있고 대견해 보였다.

▲ 마지막 再就業 ‘KOREA SHIPPING GAZETTE’편집위원직 幸運

작년 한 해 동안 관내 총 41개교를 대상으로 연인원 300명의 봉사직 교수들이 1만1,500명에 달하는 학생들에게 생생한 삶과 체험을 바탕으로 한 실속있는 강의를 들려주는 실적을 올려 학생들과 학교 당국으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그리고 사회복지협의회 차흥봉 회장은 현재의 이 교육시스템을 전국 규모로 확대해 제도권 교육이 감당하지 못하는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하는 ‘아름다운 대학’으로 발전, 체계화시켜 새로운 대안 교육시스템으로 정착화 한다는 원대한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해운사상을 고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보람이 컸던 것이다.

‘받아 놓은 날 같다’고 했던가? 정해진 날짜는 손꼽지 않아도 야금야금 줄어들었고 드디어 마지막 달 4월의 캘린더가 눈에 꽂혔다. 그러나 필자의 4월은 이번에도 분명 티에스 엘리어트 작 ‘황무지(The Waste Land)의 ‘잔인한 4월(April is the Cruellest Month)’과는 사뭇 다른 ‘따뜻한 4월(The Warmest April)’ 이요 ‘행운의 4월’이었다.

4월 중순 어느 날 갑자기 ‘코리아쉬핑가제트’ 발행인 김명호(金名鎬) 회장으로부터 부름을 받게 된 것이었다. 동서해운, 국제해운을 거쳐 일본 중핵 3사중 하나인 K-Line 한국대표를 지낼 때부터 알아왔고 필자가 거주하는 일산 신도시의 해운업계 출신 친목모임 ‘일선회(一船會)’회장직을 맡고 있는 해운계 원로인데다가 창업자 이택영(李澤永) 회장 타계 후 발행인으로 부임한 사실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 대로 같이 한 조직에서 일하자는 제의였다.

다시 한 번 ‘타임리’에 절묘하게 재취업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간 이젠 쉬어야지 하던 생각이 쏙 들어가고 망설일 여지 또한 있을 리 만무했다. 다만 단 일주일 정도나마 휴식을 겸해 실업(失業) 기간을 가져보려던 꿈이 무산되는 아쉬움 속에 4월 말까지 벤 라인 근무와 송별회를 마치고 곧 바로 5월 첫 날부터는 쉬핑가제트 새 식구로 합류하게 됐다.

김명호 회장 외에 정창훈(鄭昌勳) 전무이사 겸 편집국장도 인터뷰나 취재의 인연으로 전부터 알고 있었고 그 밖의 팀원들도 모두 반가이 맞아줘 첫 출근 첫 착석이 크게 낯설지는 않았다. 직함은 필자가 생각 끝에 ‘편집위원’으로 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1973년 종이쟁이(?)로서의 붓을 꺾어 멀리 던졌다가 무려 37년 만에 다시 이를 잡고 보니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생각이 전혀 떠오르지 않고 그림이 그려지지도 않았다.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 “리싸(리사이클:재활용)” 케이스의 재취업인데도 과분한 예우가 되레 부담스런 자격지심도 있었지만 그래도 해운과 무역의 가교역할을 다하는 전문 정론지로서 올 곧게 40개 성상(星霜)을 달려온 코리아쉬핑가제트 맨으로서 갖는 긍지가 필자의 입장에선 다른 누구보다 유달리 컸다.

한편 평생을 지내온 해운산업의 연장선상에서 그것도 해운물류업계가 필요로 하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포지션에 자리매김 한다는 재출발 의욕과 함께 젊은 시절 일선 출입기자로서 해운물류의 일원으로 함께 뛰며 호흡하던 노스탤지어를 재현한다는 자부심으로 노익장을 과시하고픈 의욕도 불타올랐다.

또 전, 현직 해운업계 인사들이나 학교동창과 교우들 그리고 가까운 지인과 선후배들 모두가 럭비공 같이 천방지축으로 방향을 종잡을 수 없게 튀며 기인(?)처럼 살아온 필자가 그래도 생애 여섯 번째의 일터를 찾아 어쩌면 이젠 정말 마지막이 될 최후의 보루에 안착해 둥지를 틀자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줘 감격스러웠다.

▲ KSG·物流와 經營 등 종합매체로 물류·무역의 충실한 架橋役

그보다 더 중요한 대목은 인쇄미디어로 분류되는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일부 상업성 활자매체들, 특히 전문지들이 부실한 실체의 건전한 자구 정비노력 없이 매스컴이 갖는 역기능으로의 쏠림현상 때문에 인구에 회자되는 사례에 대해 늘 안타깝게 생각하던 필자는 적어도 그런 기우(杞憂)로부터는 자유로울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참으로 ‘해피’했다.

육운이나 항공보다 해운쪽을 중점 취재하던 시절 쉬핑가제트 창간 첫 호가 나오던 1971년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필자로선 이 나이에 이같이 동참하게 되리라곤 감히 상상하지 못 했었고 처음 몇 주 동안은 30여명 남짓한 스텝들이 매주 500페이지를 제작해 내는 능력이 대단했고 더하여 컬러판 월간잡지로 ‘물류와 경영’을 20년째 정기 발간 배포하고 있었다. <계속>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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