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26 07:05

해운업계, 소말리아 해적퇴치 묘책강구에 골몰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 이후 소말리아 해적이 보복을 다짐하고 나서면서 국내 해운업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해운업체들은 해적으로부터 안전한 우회항로를 이용하거나 위험지역인 아덴만 통과시 철조망을 치는 등 안전운항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해적에 가장 취약한 선박은 벌크선이다. 벌크선은 속도가 15노트 이하인데다, 건현(해수면에서 갑판까지 높이)이 8m가 못돼 해적의 표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은 청해부대 최영함의 호송을 받으며 아덴만을 통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특히, 아덴만 통과 선박이나 케냐와 탄자니아로 입항하는 취약 선박에 대해서는 4인1조의 보안요원(전문군인)들을 탑승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해적들이 선박으로 쉽게 올라오지 못하도록 철조망을 설치하고, 비상시 소방호스 물대포 등으로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STX팬오션 선박은 지난해 43회 아덴만을 통과했으며, 대부분은 벌크선이고 일부 유조선, 카캐리어(자동차 운반선)도 있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벌크선은 비어 있으면 건현이 10m, 만선인 경우는 5m 정도"라고 설명했다. 해적들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한진해운은 벌크선에 대해서는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아덴만을 통과하지 않고 우회항로를 이용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아시아~유럽 노선 운항 벌크선의 경우 최단거리 노선인 아덴만~수에즈 운하 노선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벌크선에 대해서는 선원대피처(Citadel, Safe Room)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으며, 위험 해역을 운항할 경우에는 (해적들이 침투하기 쉬운) 좌우현(左右舷)과 선미(船尾)에 철조망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체로 속도가 20~25노트에 건현이 15m 이상인 컨테이너선은 아덴만~수에즈 운하 노선을 이용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은 운항 속도가 빠르고 운항시 물살이 거세 해적의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운항 속도가 14노트인 유조선은 공선(空船)일 경우는 건현이 높지만 기름을 가득 실은 경우 건현이 8m정도로 낮아져 해적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

현대상선은 위험지역 통과시 선원들이 24시간 당직 경계를 서고 있으며, 선박은 최대 속도를 유지한다. 소화호수를 이용한 살수 및 해적 퇴치 훈련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소말리아 해적들이 소말리아 동안(東岸)에서 1,000~1,500마일 떨어진 곳에서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상황이어서, 해운업체들이 더욱 긴장하고 있다.

한 해운선사 관계자는 "(해적들에게) 잡히면 (과거보다) 상당히 더 심한 위협이 될 수 있어, (안전운항 방안 마련에)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해적이 선박을 탈취하더라도 해적의 침입을 막아 선원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선원대피처를 설치할 것을 해운업체에 주문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위험해역을 운항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출입문을 철판으로 견고하게 만들어 구조작전이 이뤄질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안전한 대피 공간을 만들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선박은 지난해 467차례 아덴만을 통과했고, 외국 선박에 우리나라 선원이 승선한 가운데 아덴만을 통과한 경우는 67차례였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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